(최선영 기자 = digitalhe@chosun.com) 아직은 더 많이 배우고 익혀야 하기에 경솔함이 비춰질까봐 인터뷰를 망설였다는 이영주 본부장. 바쁘지만 가끔 가족이 있는 부산에 내려가 비타민을 충전한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가 있기까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가슴 밑에 있는 것까지 쏟아 부었던 솔직한 인터뷰. 지금부터 시작한다.

미운오리새끼, 백조가 되다

환경은 인생을 바꾸는데 크게 좌우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의 직업이 운명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로병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며 자랄 수밖에 없었다. 10살 때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지셨고, 다시 재발하면서 가족들의 고통이 시작되었다. 뇌졸중이 오래되면 치매가 동반된다. 급기야 내가 고등학생 때, 아버지가 집을 잃어버리실까봐 보호자가 항시 있어야 했다. 6남매 집안에 가장이 그렇게 되니 어머니가 모든 경제활동과 자식들 뒷바라지를 담당하셨다.” 그렇게 부모님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녀의 눈망울이 어느새 촉촉해졌다.

“이러한 과정을 겪다 보니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딱 맞았다. 건강해야지라는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또 아버지가 장손이셔서 어머니가 아들을 꼭 낳아야 하는 부담감이 컸었다. 6남매 중에서 내가 셋째 딸인데, 나를 가졌을 때 아들이라고 확신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낳아보니 딸이었고, 심지어 바로 연년생 동생이 생겨서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 나는 할머니께 맡겨졌다.” 가족들로 인해 일찍부터 건강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다가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녀가 말한 운명이란 이러한 성장 과정이 대변해준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엄마 같은 존재였던 할머니마저 치매가 왔다. 결국 나를 몰라보는 순간이 왔을 때는 충격 그 자체였다. 건강에 대한 집착과 할머니 밑에서 자란 환경 등이 지금은 큰 자산으로 되었다. 그래서 경험이 스펙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운 오리 새끼가 알고 보니 백조였던 것처럼, 그녀 또한 결국 소중하고 따뜻한 존재였음을 보여준다.      

‘케이스템셀’의 차별화

현대의 관심사는 얼마나 오래 살까가 아니라, 아름다운 노년, 어떻게 건강하게 살 것인가 다. 노년기를 네 발로 걸어 다니면서 치매·중풍 걸리지 않고 현역으로 보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해졌다.

“노화가 되면서 처음에 한 가지 종류로 시작된 약이 나중에는 여러 가지 약을 먹다가 죽는 경우도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자가 복제 능력뿐 아니라, 다른 두 종류 이상으로 분화하는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는 엄마세포이다. ‘만능세포’로도 불린다. 그 중 지방줄기세포는 채취 과정이 간단하고 모든 연령대에서 채취, 보관이 가능하며 배양 및 분화 능력이 뛰어나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항노화 방법 중 최상의 방법인 것이다.”
 
줄기 세포의 가장 큰 장점은 혈관 재생이 뛰어나고 면역 조절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약 종류는 다양하지만, 혈관을 재생해주는 약은 없다. 케이스템셀의 차별성 중 첫 번째는 단 5g의 지방에서 수십억 개의 세포로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매우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치료제로 쓰기 위해 반복투여가 가능한 세포를 표준화 시킬 수 있다. 즉, 치료에 필요한 줄기세포 수를 배양해 줄 수 있다.

두 번째는 안전성 문제다. 케이스템셀은 ‘자가 성체줄기세포’ 분야만 다루기 때문에 면역 거부반응 같은 부작용이 없다. 현재 줄기세포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에 안전성과 관련된 논문이 등재되어 있으며, 항상 안전성에 관련된 기준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아직 갈 길은 태산, 하지만 가능성 있다

케이스템셀은 2000년도에서 창업해서 2006년부터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 왔다. 줄기세포 분야의 가능성에 비해 대한민국 시장은 제약이 많은 편이다. 외국은 본인 것을 배양해서 안전성 기준에 적합하면 합법이지만, 우리나라는 배양 자체가 저지된다. 치료제로 허가 받으면 가능하지만, 한 가지 치료제를 임상 실험을 통해 허가 받기까지 약 15~20년 정도 걸린다. 줄기 세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다릴 시간이 없다.

현재 케이스템셀은 국내약사법규정에 맞춰 임상 2상까지 완료했고 지난 1월 미국 FDA애서 세계 최초로 골관절염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건강한 지금, ‘골든타임’ 때 줄기 세포를 보관해 놓고 사용하며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줄기세포가 대중화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꿈이 이루어지리라 기대한다.
 
꿈과 미래를 그려보다

이 본부장은 상담하는 직원들을 교육하고 관리한다. “줄기세포는 발명품이 아니라 인체 내에서 발견된 부분 중 하나이다. 아무 지식 없이 고객에게 다가갈 수 없다. 우리 회사가 갖고 있는 차별성을 고객에게 잘 피력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멀리서 찾지 않는다. “일을 하면서 감사한 것은 고객들을 통해서 삶의 인문학적인 가르침이나 성공의 비법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가르침은 어느 책에서도 배울 수 없으며 진정 나의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이 본부장은 그들과 단지 고객과 직원의 관계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줄기세포가 가진 희망만이 아닌,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신뢰와 확신을 쌓아가는 것이다.

그녀가 말하는 줄기 세포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처럼, 자가 성체줄기세포 연구개발을 통한 인류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난치병 정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