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기자, 김유경의 푸드인사이드] 완전히 변신한 트랜스포머 수제맥주 전문점, 와바

(김유경 기자 = digitaljh@chosun.com) 와바가 수제맥주 전문점으로 변신한 이후 첫 방문이다. 서여의도직영점을 들어서자 독일가수 루 베가(Lou Bega)의 경쾌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외국 어느 도시에 와있는 듯한 이국적 인테리어가 펼쳐져 있었다. 마치 할리우드 유명인사들의 손도장이 찍혀있는 ‘Walk of fame’을 걷는 것 같았다. 입구에는 수제맥주를 따르는 15개의 탭과 15종류의 전용 잔이 진열되어 있었고, 대형 스크린에는 새로 출시한 메뉴가 나오고 있었다. 

 ‘여성고객, 연인고객, 그리고 외국인 고객까지 사로잡아’

세계맥주 전문점에서 수제맥주 전문점으로 변신을 하고 난 후 가장 먼저 달라진 점은 고객층과 방문시기이다. 여의도가 오피스 상권이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30대~40대 남성고객들이 주로 평일 저녁에 많이 방문했다. 하지만 이국적인 카페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바꾸고, 감칠맛이 나는 수제맥주를 팔기 시작하자 고객 연령층도 낮아지고, 여성고객과 연인고객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피시앤칩과 치킨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좋아하는 샐러드, 플래터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해 여러 입맛을 사로 잡았다. 주말에는 외국인 고객의 입맛도 잡는다. 국회의사당, 여의도 한강공원, 순복음교회 등과 같은 관광명소와 인접해 있어서 낮 시간부터 관광객이 많이 방문한다. 어느 때는 손님의 40%가 외국인인 경우도 있어서 영어뿐만 아니라 제2외국어를 하는 스태프를 채용하고 있다.
 
주방도 달라졌다. 세계 병 맥주 위주로 팔았을 때는 종류가 많아 재고부담이 컸지만, 수제맥주전문점으로 바꾸고 난 후 병 맥주는 26가지로 줄이고, 수제맥주를 청평에서 직접 받아 공급한다. 그래서 재고도 현저히 줄고, 매장 안에 있는 6.8제곱미터 크기의 냉각기에서 10시간동안 숙성하기 때문에 거품은 풍부해지고 맛은 더 신선해졌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동여의도에 있는 고객들이 일부로 우리 가게에 찾아오기도 한다”고 박진석 매니저가 웃으며 말했다.

‘하루에 와바를 두 번 오는 이유’

점심에는 간판이 바뀐다. 낮에는 와바와 한 식구인 산해들愛 쭈꾸미 전문점으로 변신해 매콤한 쭈꾸미를 먹으러 오는 고객들로 줄이 길다. 많은 맥주전문점이 낮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외부에서 뷔페 업체를 들여오고 있지만 와바는 다르다. 쭈꾸미 전문점이기 때문에 매콤한 맛도 일품이고, 쭈꾸미볶음뿐만 아니라 쭈꾸미샐러드, 도토리 빈대떡, 도토리묵사발을 하나의 정식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여의도 직장인들에게는 이미 입소문이 나있다. 점심으로 쭈꾸미볶음을 먹으러 왔다가 매력적인 인테리어와 다양한 수제맥주에 반해 퇴근하고 한번 더 오는 손님도 많다고 한다.

와바 홈페이지에 가면 ‘맥주와 어울리는 스타일별 음식’, ‘음식과 어울리는 스타일맥주’ 카테고리가 있는데 맥주와 궁합이 맞는 음식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맥주와 치즈는 발효 식품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치즈의 풍부한 맛을 더해주고, 느끼한 맛을 덜어주기 위해 가벼운 라거(Lager)를 추천한다. 하지만 맥주에는 뭐니뭐니해도 치킨. 치킨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맥주의 쌉싸름한 맛을 잡아준다. 와바에서는 닭 1마리를 약 10~13 등분하고, 치킨 파우더를 골고루 무친 후 180도 기름에 12분간 튀겨준다. 후라이드 된 치킨을 나무도마에 올린 후 취향에 따라 토핑을 올리면 되는데 건강한 마늘소스를 추천한다. 여기에 치킨 무, 케첩, 머스타드 소스와 더불어 카사바칩까지 같이 올려 셋팅하면 완성이다. 그리고 다른 맥주 집에서는 찾을 수 없는 리코타 치즈샐러드도 있어 부담 없이 먹는 것을 좋아하는 여성 고객들에게도 사랑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