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 7성급 호텔, 훈령 만들어 건립 지원
'끝장토론' 5일 만에 규제 풀려

푸드 트럭(food-truck·이동용 음식 판매 차량) 합법화 등 지난 20일 대통령 주재 민관 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논의된 사안들이 속도감 있게 추진된다. 정부는 오는 27일 경제 관련 장관회의를 열고 지난 20일 회의에서 건의된 사안들과 작년 6월 '손톱 밑 가시'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50여건에 대한 추진 방안, 일정 등을 확정한다.

푸드 트럭은 국토교통부가 25일 관련 규칙 개정을 입법 예고했고, 빠르면 7월부터는 1t 화물차를 합법적으로 개조할 수 있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뷔페식당이 빵을 5㎞ 이내 제과점에서만 구입하도록 한 거리 제한 규정을 조기에 폐지하고, 4월부터는 전통시장 떡집의 배달 판매 금지도 풀기로 했다. 떡 배달은 변질 등의 이유로 즉석 제조 업소에서 만든 식품은 배달할 수 없다는 해묵은 규정에 묶여왔다.

금융위원회는 부도를 경험한 사업자의 재기를 돕기 위해 대출 등에서 신용정보 조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포함해 그동안 금융당국의 지시나 지침으로 운영하던 800여개 '그림자 규제'에 대한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기업 투자와 고용 확대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인 규제 사례로 꼽히는 대한항공의 경복궁 옆 7성급 한옥 호텔 건립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주목된다.

정부는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운영에 관한 훈령(교육부장관령)을 제정, 학교 인근 호텔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훈령이 만들어지면 각 교육청 산하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는 심의 과정에서 민원인(사업자)이 출석해 교육 환경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또 학교정화위원회가 불(不)승인 결정을 내릴 경우에는 반드시 이유를 밝혀야 한다. 학교정화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어렵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훈령은 이런 간접적인 기대 효과밖에는 없어, 대한항공의 경복궁 옆 호텔 설립이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