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드유 레스토랑

[요리하는 기자, 김유경의 푸드인사이드] 양평 앤드유 레스토랑

(김유경 기자 = diitaljh@chosun.com) 청명한 봄 내음이 물씬 나는 평일 오후, 압구정에서 출발해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고 서종IC까지 달렸다. 양평에 있다고 해서 일찌감치 출발했는데 35분만에 도착해 속도를 천천히 줄이고 주변 경관을 감상했다. 북한강 위에 물안개가 잔잔하게 피어나고 있었고, 안개 사이로 And.You 간판이 보였다. 길 양쪽으로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여유있게 주차했다.

나무로 만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며 옷을 가다듬었다. 2층 갤러리, 1층 레스토랑이라는 표지를 보고 1층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풀 내음이 물씬 났고, 강화유리로 만든 예술작품들과 다육 식물들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 And.You이다. 사진작가이자 레스토랑 사장인 이도희 대표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 상당히 큰 규모의 레스토랑이다. 어떻게 공간을 활용하고 있나?

지하 1층은 프러포즈룸, 1층은 레스토랑과 테라스, 2층은 내 작업공간이자 갤러리인 스튜디오. 3층과 4층은 직원 숙식공간이다. 길 건너에는 식물원이 있는데 날이 따뜻해 지면 레스토랑에 놓을 다육식물들을 키우고 있다. 북한강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어서 낮에는 수상레포츠를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저녁에는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며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할 수가 있다. 본업이 사진작가이다 보니 여유가 있을 땐 스튜디오에서 연예인과 모델 사진을 많이 찍고 있다. 덕분에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다수의 방송촬영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 좋은 장소이지만 서울근교이기 때문에 손님이 많지 않을 것 같다.

나도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온다. 아무래도 서울에서 30분정도면 올 수 있고, 평일에는 여유있는 생활을 좋아하는 커플들, 주말에는 가족단위로 많이 방문한다. 음식 만 먹는 것이 아니라 갤러리, 식물원도 둘러볼 수 있고, 북한강에서 수상레포츠 또한 즐 길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아, 특별한 날에는 2층 스튜디오에서 단체 행사를 하며 파티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 (좌)김선호 셰프와 이도희 대표

- 맛과 멋이 한 공간에 있어서 나들이오기 좋은 것 같다. And.You의 색깔이 담긴 대표메뉴는?

오리지날 황태 오일파스타와 상하이 오일파스타. 우리는 다른 레스토랑에는 없는 새로운 메뉴를 계속 개발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지만 그것을 먹는 사람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메뉴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개발한다. 그래서인지 파스타를 꺼려하던 남성 고객들도 이 곳에 오면 여자친구와 같이 맛을 즐기면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가신다. 개인적으로 오리지날 황태 오일파스타를 추천한다. 황태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국물과 황태의 식감이 파스타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속도 편하고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기본에는 충실하되, 먹는 사람의 입맛에 맞추는 노력이 우리의 색깔이다.

이 때 해산물 샐러드, 황태 오일파스타, 왕새우 크림파스타와 루꼴라 피자를 들고 김선호 헤드셰프가 등장했다.

김선호 셰프는 공무원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대학 졸업 후 공무원 시 험에 합격하여 몇 년간 일을 했지만, 사무실에서의 환경이 적성과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만두었다.

 그리고 홀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느꼈고, 손 끝에서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져 나오는 걸 보고, 요리에 욕심이 생겨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 다소 늦은 나이였지 만 그만큼 더 절실하였기 때문에 셰프가 되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거듭했다.

- 모두 맛있다. 개인적으로 황태를 좋아해서 황태파스타의 매력에 빠졌다. 이렇게 특이한 메뉴는 어떻게 개발했나.

이제 이탈리안 음식은 외국에 나가야 먹는 특별한 음식이 아니다. 어디를 가도 먹을 수 있는 일상의 음식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입맛 에 맞는 오리엔탈적인 요소를 넣고 싶었다. 그래서 크림소스에 된장을 넣기도 하고, 고추 기름을 넣기도 한다. (지금 먹고 있는 크림파 스타가 왜 담백한지 그제서야 깨달았다.) 오리지날 황태 파스타에 경우에는 과음을 하고 난 후 황 태국을 먹으며 숙취를 풀고 있었는데 ‘이 황태가 파스타에 들어가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시도해 보았다.

이도희 대표도 자유로운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어 같이 장을 보러 시장에도 가고, 주방을 놀이터처럼 쓸 수 있게 해줘서 이렇게 독창적인 메뉴가 나온 것 같다. 앤드유가 아닌 다른 레스토랑에서 일을 했으면 황태 파스타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 앤드유의 시그니쳐메뉴 <황태 오일파스타> 레시피

-개인적으로 요리를 굉장히 좋아한다. 어떻게 하면 셰프가 될 수 있나.

집에서 요리를 한번이라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셰프다. 엄청난 기술과 경력이 있어 야 요리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손질법이나 요리도구 사용법을 익히며 어느정도의 기본 지식을 갖고, 음식을 계속 연구하고 시도하는 열망만 있으면 된다. 요리에는 박사가 없지 않은가. 어제보다 더 맛있게, 또 어제와는 다른 재료로 다른 맛을 내고자 하는 애정만 있 으면 누구나 셰프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