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 들어 3번 대책 발표… 대부분 법안 논의조차 안 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움츠러든 내수 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지만 국회는 오히려 경기 회복에 딴지를 걸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핵심 법안들이 국회에서 7개월 가까이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들어 세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주택법·소득세법 등 11개 법령, 26개 법률안에 대해 개정안을 내놨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지원과 규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핵심 법안은 대부분 여야 간 대립으로 아직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건설업계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면 노후 아파트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과 분양가 상한제 축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 폐지, 취득세율 영구 인하 등을 시행할 수 있는 주요 법안이 국회에서 이른 시일 내에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의 '8·28 대책' 후 다소 활기를 띠던 주택 시장이 다시 거래가 끊기고 가격이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국회가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전국 26개 부동산 관련 단체는 이런 판단에 따라 30일 정치권에 주택 시장 정상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 단체들은 "주택 시장이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며 "1000만명에 달하는 건설업과 부동산 관련 종사자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서라도 이른 시일 내에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건국대 조주현 교수(부동산학)는 "국회가 필요한 법안을 제때 통과시키지 않으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신만 커질 수 있다"며 "다양한 부동산 대책이 한 번에 시장에서 작동해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을 일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