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디자인정책포럼2013'

(김기만 기자 kkm126@chosun.com) “디자인업계 종사자 여러분의 노력이 그에 상응하는 성과와 보답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힘을 내셔서 우리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디자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창조경제의 핵심, 디자인. 세계디자인정책포럼 2013’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디자인 전문가들에게 보낸 메시지다.

행사는 발표와 세션 토론으로 10시부터 6시간 동안 이어졌지만 대통령의 메시지 속에 정답이 있었다.

이번 포럼은 디자인 각론에 대한 토론이 아닌 디자인 정책에 대해 민(民)과 관(官)이 큰 그림을 그리는 자리였다. 즉, 예산부터 산업·주택·환경·제품·디지털·패션 등 모든 분야에서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만들고 디자이너는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결합되는 정책 지도를 디자인하자는 것이다.

기조연설에 나선 알렉산드로 멘디니(이탈리아 디자인 최고 리더)는 “디자인은 모든 인간이 유토피아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라며 “최근에는 한국의 스마트폰 기술과 디자인이 유토피아 도달 속도를 크게 단축했다”고 비유했다. 또한 “디자이너들의 주요 논점은 기술적인(시각 및 산업디자인) 내용과 시적(미학적·내적 아름다움)내용의 변증법에 존재한다”며 디자인정책의 오묘함과 어려움을 시사했다.

국가적 융합 디자인 R&D 정책 필요

‘창조발전을 위한 국가디자인정책 제안’ 세션에서 류명식 홍익대 교수는 “국내 디자인 업계는 전반적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이를 해결하려면 디자인 산업의 수출을 도모하고 협업을 유도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그리고 지방 디자인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 ‘디자인을 통한 창조경제 구현 혁신방안’ 토론에서 류 교수는 ‘융합혁신 디자인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하면서 “디자인 기업 내 벤처 지원정책과 디자인 벤처기업가 육성 프로그램의 중요성, 그리고 국가적 융합 디자인 R&D정책과 디자인기업 주도의 ‘창의융합워크숍’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창조경제에 있어서 디자인은 투자대비 효율성이 가장 높다”며, “이를 위해 ‘디자인 비즈니스 플랫폼’ 개발에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왔고 앞으로도 민·관이 함께 더욱 좋은 정책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 기조연설을 하는 알렉산드로 멘디니 디자인 리더(좌)와 세션 발표를 맡은 류명식 홍익대 교수(우)

도시 디자인 통한 국민행복 실현 가능

하라 켄야(주식회사 일본디자인센터) 대표는 “한 국가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은 ‘도시’에서 창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도시 디자인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적 사고 수준과 욕구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도쿄 기획전 ‘하우스 비전’ 과 베이징의 상업거리 ‘대책란’의 사례를 들며 디자인을 통한 도시민의 능동성 유도를 설명했다.

소셜디자인과 관련, 하라 대표는 “주거지는 소셜디자인이 투영돼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건축가나 기업이 일방적으로 디자인을 제공하지 말고 수요자들을 지성적으로 대하는 주택 리터러시(교양과 지적, 개성적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존 타가라(도어스 오브 퍼셉션 설립자 겸 디렉터)씨는 ‘창조경제를 위한 여섯 가지 기회들’이라는 세션에서 인상 깊은 조언을 남겼다. 그는 도시·음식과 섬유시스템·이동·여행·건강관리·변화실험실 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모든 성공의 비법은 ‘호기심’이며, 공공디자인 정책의 역할은 우선 창의적인 구성원들을 사회 환경적 개척자들과 연계시키는 것, 그리고 지식생태계로서의 디자인이 올바른 기술이나 새로운 기회들과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닉 레온(영국 왕립예술학교 서비스디자인과) 교수는 “서비스 산업분야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제조업을 제외한 서비스 분야에서는 디자인이 아직 의미있게 활용되지 않으므로 이 분야가 앞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체계적인 디자인 정책 민·관이 만들어야

이순종 포럼 조직위원장(서울대 교수)은 “이번 셰계디자인정책 포럼이 창조경제 구현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디자인과 잘 만든 디자인 정책은 뉴비즈니스 창조는 물론, 전 세계적인 환경자원과 사회 도미문제를 해결하는 종합적인 수단으로 체계적인 디자인정책 마련에 민관이 협력하여 만들어 나가자”고 주장했다.

한편 정세균 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창조경제의 컨텐츠를 채우고 설계하는데 디자인이 정답”이라며 “양질의 디자인정책 입안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디자인정책 포럼은 오는 2015년 다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