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눌수록 커진다, 공유경제
 
불황이 계속되지만 돈 쓸 데는 줄어들지 않는다. 이에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확산 중이다. 공유경제는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말로, 한 번 생산된 재화를 여럿이 공유해 쓰는 경제 방식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공유도시 서울’을 선포하고 관련 캠페인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유경제 사업소를 찾아가 봤다.

꿈을 응원하는 정장 공유, 열린옷장
 
20-30대 청년 구직자들이 스펙쌓기 외에 준비할 것이 있다. 바로 면접용 정장이다. 하지만 정장 세트를 구입하려면 보통 20만원이 넘는다. 서울 건국대 부근에 위치한 열린옷장은 약 900벌의 남녀 정장을 값싸게 빌려준다. 자켓, 셔츠, 바지, 넥타이까지 합해 4박 5일동안 약 2만 5천원 내외다.

이곳의 공동대표 한만일 씨는 직접 손님의 신체 사이즈를 재고 간단한 수선, 다림질까지 한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취업준비생과 선배들의 마음이 옷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옷 기증자는 “이 옷을 입었을 때 최종으로 합격했어요. 행운의 옷입니다”라는 등 정장에 대한 사연을 보내고, 대여자는 기증자 및 다음 대여자에게 감사와 격려의 메시지를 쓴다. 각각의 옷 상자에는 이용자들의 편지가 가득 쌓여 있었다. 한만일 씨는 “옷이 하나의 스토리북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손님은 옷과 함께 행운의 향수, 일년 계획서까지 받는다. 가게를 나설 때 마음까지 훈훈해질 수 있는 이유다. 한 씨는 “비영리단체기 때문에 운영에 있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만큼 우리도 젊은이들의 꿈을 응원해 사회에 희망을 보태주고 싶다”고 전했다.

빈방을 나누면 여행객의 쉼터가 된다, 수토메 게스트하우스

여행객의 취향에 맞는 빈방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코자자’는 한옥, 일반 가정집 등의 빈방을 모아 저렴한 가격으로 소개하는 단체다. 외국인 관광객 1천만 시대를 맞아 코자자에 빈방을 등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중 서울 마포구청역 부근에 있는 ‘수토메’는 친절한 주인 모녀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겸 갤러리다.

말끔한 외관이지만 실제 40년 된 건물이다. 운영자 홍윤경 씨는 갤러리와 출판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집안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화려함이 아닌 소박함, 시원함이 느껴지는 내부다. 벽에 걸린 그림들과 계단 층층마다 쌓아놓은 책, 말린 꽃들이 한 번쯤 만져보고 싶은 정감을 준다. 1층은 예술가들이 아뜰리에 겸 숙소로 사용하고, 2층은 침실과 도미토리로 구분돼 있다. 아침이면 환한 햇살이 비추는 거실은 매주 월요일 밤에 ‘바닥에 누워서 보는’ 영화관으로 변신한다. 손님들과 문화예술을 나누고 싶어 홍 씨가 기획한 것이다. 현재는 고(故) 이만희 감독의 작품 등 한국 근현대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수토메에서 머물고 있는 모소영 씨는 “주인이 가족같이 대해줘서 내 집 같다”고 말했다. “밤 늦게 들어와도 늘 한식 가정밥상을 차려주시고, 주인장 어머니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요. 가족이 직접 만든 과일잼 맛도 일품이고요. 다른 숙박업소랑 비교할 수 없는 정이 느껴집니다.”

운영자 홍 씨는 직장인으로 바쁘게 살던 지난날보다 지금 새로운 여유를 찾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집을 꾸미다 보면 굳이 의도하지 않은 장식인데도 손님들이 먼저 알아보고 좋아해 준 경우가 많아요. 타인 덕분에 그 가치를 깨닫게 되는 거죠. 숙소뿐 아니라 삶의 소소한 기쁨까지 공유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장난감 공유로 아이들의 인성 교육까지…구로꿈나무 장난감나라

어린 시절 잠깐 쓰고 버릴 장난감. 하나에 10~20만원 하는 고가의 제품인 경우, 비용이 아깝지만 아이가 사달라고 조르면 거절하기도 힘들다. 이런 부모들을 위해  각 지역구에서 운영하는 ‘장난감나라’를 주목해볼 만 하다.

서울 구로꿈나무 장난감나라는 국내 첫 번째로 설립된 장난감나라다. 국산과 외제 장난감이 음악·자동차·퍼즐·조립 등 3500여 점이나 있다. 아이들이 타고 다니는 보행기나 자동차형 장난감, 미끄럼틀은 한 대에 10만원이 넘는 비싼 제품들이다. 일주일에 장난감 하나를 빌릴 수 있고, 1회에 최대 2주 동안 대여가 가능하다.

놀이 체험실과 교육용 비디오 감상실도 있어 학부모와 아이들로 늘 북적인다. 프랑스의 도시 이씨레물리노의 장난감 도서관을 벤치마킹했다는 이곳은 버려진 장난감을 소독하고 조립해 새것처럼 만드는 ‘토이정크’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환경보호와 자원절약 의식을 심어준다.
 
장난감나라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일찍이 나눠쓰는 습관을 체득한다. 직원 이현자 씨는 “친구들과 물건을 나누기 위해 깨끗하게 사용하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 더불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꼭 사자는 고집도 덜 피우면서 철이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2] 국내 도로의 10대 중 1대가 외제차…자동차 시장의 전망은?

 

국내에 첫 외제차가 수입된 것은 1987년도였다. 그후 16년이 지나 외제차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1.5%를 넘어섰다(2013년 8월 현재). 2009년까지는 5%가 채 안 됐지만 최근 5년 사이 수입자 소비는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국적별로는 독일, 일본, 미국 순으로 많이 팔린다.

요즘에는 20~30대의 젊은이들이 중고 수입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서울오토갤러리 샬롬모터스의 임혁민 딜러는 “고객의 20~30%는 젊은 층”이라며 주로 3천만원 대 내외의 중고 거래가 많다고 말했다. 이유는 “국산 신차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젊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화려함이나 개성에 부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입 중고차를 살 때 주의할 점이 있다. A/S 기간이 끝나서 수리비 부담이 커지는 것.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별도의 계약을 통해 A/S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특히 중고차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허위 매물을 조심하고 전문 딜러와 시장인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차의 인기 비결에는 성능과 안전성이 있다. 독일 브랜드 폭스바겐 골프는 주행 모드를 다양하게 선택(에코·스포츠·노멀·인디비주얼)하고 연비를 조절하기 쉽다. 또 순간적인 힘이 강하면서도 조용하게 운전할 수 있어 수입차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외제차 유입에 맞서 국산차도 치열하게 경쟁력을 다져 왔다. 지난달 열린 현대차의 ‘더 뉴 아반떼’ 발표회에서 만난 오종훈 오토다이어리 편집장은 “고급 외제차가 국산차의 품질 향상을 이끈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의 직각주차/자동주차시스템, 주간주행등이 한국 승용차에 도입되었고, 국산차의 엔진 효율도 이전에 비하면 훨씬 높아졌다는 것이다. 오 편집장은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나이트비전도 국내 승용차에 도입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외제차는 다른 차들에게 두려운 대상이기도 하다. 사고가 났을 경우 통상 국산차 수리비의 3~4배를 물어야 하기 때문. 하지만 외산 부품 단가가 높고, 수입차 소유자인 피해자에게 동급 차량을 임대해 주는 비용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입차의 경우 도색 페인트가 10~20 종류 혼합되는 등 도색 과정이 복잡한 것도 이유다.

서울 성동구에서 정비공장을 운영하는 서성호 포나인 대표는 수리비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 ‘중고 부품 재활용’을 제안했다. “미국·유럽은 중고부품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작은 흠이 난 부품도 교체하려는 경우가 많다. 재제조품이나 수리한 중고부품의 품질이 입증되고 이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확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일반 정비공장 공임은 시간당 2만 5천~3만원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편이다. 따라서 부품값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학회에서도 외제차 수리비 경감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딜러나 수입업자가 부품을 독과점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진 것”이라며 “유통을 다변화해 병행수입을 하거나 여러 판매업자의 경쟁을 활성화해 가격을 낮추는 방안이 있다”고 제안했다. 또 “범퍼 등 주요한 핵심 부품을 해외 수입 대신 국내 생산으로 이끌면 물류비용이 줄어 전체 가격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