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 동시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영화 ‘미스터 고’는 제작기간 3년 6개월, 제작비 24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속 고릴라를 영화로 옮겨 제작과정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3D 고릴라 캐릭터 ‘링링’은 영화 속에서 마치 살아있는 고릴라처럼 걸어다니며 야구방망이를 휘두른다. 눈을 깜빡거리며, 씩씩대는 숨소리 하나까지 감쪽 같다. 심지어 링링의 털은 말랐을 때와 땀에 졌었을 때 다른 형태로 보인다.

이런 고난도(高難度)의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가능했던 것은 제작사인 덱스터디지털의 기술력과, LG엔시스의 솔루션, 인텔의 하드웨어가 힘을 합쳤기 때문이다.

덱스터디지털은 링링의 섬세한 털과 실감나는 표정, 움직임, 대규모 관중의 모습을 3D로 구현했다. 특히, 평균 80만개가 넘는 링링의 털을 묘사하기 위해 아시아 최초로 디지털 퍼(Fur) 제작 프로그램 ‘질로스(Zelos)’를 개발했다. 경기장을 꽉 채운 관중 역시 엑스트라가 아닌 CG로 연출한 디지털 군중이다.

LG엔시스는 덱스터디지털에 ‘스마트렌더’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 서비스는 인텔 제온 E5 프로세서 기반의 클라우드 렌더팜 서비스다. 렌더링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 2차원의 빛, 그림자, 배경, 주변 물체와의 거리 등을 계산, 3차원 화상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그림을 움직임에 따라 색상, 조명, 표면의 느낌으로 다르게 표현, 실감나는 극장용 화면을 연출한다.

덱스터디지털의 이윤석 이사는 “고릴라의 털을 만들 때 실제 데이터는 10가닥이지만, 렌더링을 거치면 100가닥이 될 수 있다”며 “관객들이 눈치를 못채도록 효과적으로 페이크(fake·속임수)를 쓰는 것이 기술이자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러운 CG를 위해서는 복잡한 계산능력이 필요하다. 미스터 고에서는 인텔 제온 E5 프로세서 5000코어로 구성된 LG엔시스 스마트렌더 서비스와 덱스터디지털이 보유한 1500코어의 장비가 사용됐다. 이는 쿼드코어 기반 PC를 기준으로 약 400년 분량의 작업인데, 약 5개월 만에 완성됐다.

인텔코리아의 이희성 사장은 “예술가들의 창의력 구현이 컴퓨팅 파워 때문에 제한됐다”며 “인텔은 한계 없는 상상력이 실현되고 한국 영상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강력한 컴퓨팅 파워와 기반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