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납품업체로부터 종업원을 파견받아 판매목표를 강제하는 등 대형유통업체의 부당행위를 방지할 대책이 마련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유통업 분야에서 납품업자 등의 종업원 파견 및 사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로부터 종업원을 파견받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허용하기로 했다. 2011년 기준 납품업체의 판촉사원 파견 규모는 백화점 10만3856명, 대형마트 4만3201명 수준이다.

예외적으로 ▲대형유통업체가 파견된 종업원의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 ▲납품업체가 자발적으로 종업원 파견을 요청하는 경우 ▲특수한 판매기법·능력을 지닌 숙련된 종업원을 파견받는 경우는 허용된다. 대형유통업체가 파견된 종업원의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 파견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그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납품업체에 전가할 수 없도록 했다.

납품업체가 자발적으로 종업원 파견을 요청한 경우라도 대형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구두·유선·이메일로 종업원 파견을 요구하고, 사후에 납품업체에 자발적 파견 요청서를 제출하도록 했을 경우 처벌된다.

대형유통업체가 파견 비용을 부담하거나 납품업체가 자발적으로 파견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 분야에서 최소 1년 이상 종사한 경험이 있는 숙련된 종업원만을 파견받을 수 있다.

또 대형유통업체는 종업원의 파견 이전에 종업원의 수, 근무기간 및 근무시간, 종사 업무내용, 인건비 분담 여부 및 조건 등을 서면으로 약정해야 한다.

파견조건을 명시한 서면에는 대형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각각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하며 대형유통업체는 이를 즉시 납품업체에게 교부하고 5년간 보존해야 한다.

이외에도 대형유통업체는 파견된 종업원을 납품업체 상품의 판매 및 관리업무에만 종사시켜야 하며 정당한 사유없이 납품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할 수 없다.

공정위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관련 사업자에게 가이드라인을 송부하고, 올해 안으로 납품업체의 종업원 파견 관행에 대해 특별 서면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송정원 공정위 기업협력국 유통거래과장은 "대형유통업체가 무분별하게 납품업체의 종업원을 파견받는 관행을 개선함으로써 납품업체의 비용 부담 및 납품단가 상승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