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상품권을 액면가보다 18%나 싸게 판매하면서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탔던 업체가 결국 수많은 피해자들만 남겨둔 채 문을 닫았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18일 전국 300여곳의 지사와 대리점을 모집해 주유권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속여 수백억원 상당의 주유권을 발행한 하나에너지 대표 윤모(42)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재무이사 이모(32·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액면가 10만원권 등 주유상품권을 무려 269억원 어치나 유통시켜 150억원 상당의 주유권 판매대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전국의 지역본부 9곳과 지사 116곳, 대리점 191곳, 가맹주유소 4000여곳 등을 모집해 운영하면서 18% 할인 주유상품권을 판매했다.

액면가의 1~3%를 시·도 본부, 지사, 대리점 등에 지급하는 피라미드식 유통구조를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상품권을 판매하는 수법을 활용했다.

경찰이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피해자는 5300여 명이지만, 신고하지 않은 사례까지 감안하면 피해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업은 애초부터 이익이 날 수 없는 구조였다"면서 "사업자가 돌려막기 식으로 상품권을 남발하면서 뒤늦게 구매한 피해자들에겐 단지 '종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