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우유 소비량이 1975년 이래 지속적으로 줄어 미국 우유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미국인이 작년 한 해 마신 1인당 우유 량은 20.2갤런(76.5ℓ)으로, 재작년보다 3.3%, 1975년에 비하면 30% 줄었다. 올해 판매액을 기준으로 일반우유는 37억달러(3조9812억원), 저지방우유는 90억달러(9조6840억원)로 작년보다 각각 2.4%, 3.5% 감소했다.

우유를 ‘칼로리만 높은 음료’로 생각하는 소비자 의식 변화와 기피 경향이 우유 소비량 감소의 중요한 이유라고 WSJ은 설명했다. 비타민·에너지 음료 등 기능성 가공 음료가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것이다.

우유 생산·판매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건강성분을 첨가한 기능성 우유를 출시하거나 용기 디자인을 바꾸는 등 애쓰고 있다.

월마트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 규모의 식품유통업체 크로거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딜런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우유를 건강 음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존 우유보다 단백질 함량을 20% 높이고 당 성분을 줄인 기능성 우유를 다음 달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우유 제조업체 샴록팜스는 어린이가 손에 잡기 쉽도록 용기 디자인을 바꾸고 칼슘 함량을 높인 우유를 출시하기도 했다.

우유가 일반 음료와는 다르게 ‘유기농 자연산’임을 강조하는 마케팅도 도입된다. 미 우유제조연합회는 ‘진짜(real)’라 적힌 인증표시를 내년 초부터 유제품에 붙이겠다고 발표했다.

WSJ는 이전과는 다르게 아침에만 시리얼과 곁들여 우유를 먹는 댄 앤더슨(47)씨의 예를 소개하며 우유업체들이 달라진 소비자들의 선호를 돌려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린이 인구 감소, 사료값 폭등에 따른 우유값 인상도 소비량 감소의 또다른 원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