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화문 씨스퀘어 앞에서 자신이 쓴 책을 들고 있는 김도윤(30)씨. /이태경 기자

다국적 컨설팅사 뚫은 지방대 졸업 김도윤씨

지난해 5월 다국적 컨설팅 기업에 취직한 김도윤(30)씨는 대학생들로부터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와 이메일을 받는다. '루저(loser)'에 가까웠던 김씨의 성공담 때문이다. '지방대'를 졸업한 김씨는 2년 동안 휴학하면서 각종 자격증 20여개를 땄고, 광고 공모전에서 10여차례 입상하고, 대통령 표창인 '대한민국 인재상'도 받았다. 하지만 수십개의 회사에 지원서를 낼 때마다 번번이 서류 심사도 통과하지 못했다.

취업의 문을 뚫은 김씨는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책 '날개가 없다 그래서 뛰는거다'는 책을 내기도 했다. 김씨는 베스트셀러가 된 자신의 책을 "평범한 대학생들을 위한 생존 지침서"라고 말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휴학은 불가피한 현실이에요. 모두 다 대기업에 목매고 있지만 졸업생 수에 비해 대기업 취업자리는 너무 적죠. 이 치열한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 모두 앞다퉈 휴학하고 있어요." 김씨가 진단한 휴학생 100만 시대의 원인이다. 김씨는 "나도 대학생 때 휴학 기간에 정보처리기능사, 사무자동화산업기사자격증, 스포츠마사지사 자격증, 중등교사 2급 자격증까지 자격증 20개를 따고 인턴십 세 번, 공모전, 봉사활동까지 했다"며 "그렇게 준비했지만 취업 시장의 현실은 냉혹했다"고 말했다. 취업하기 2년 전부터 이력서에 공란이 없을 정도로 준비를 해뒀는데도 막상 서류에서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그토록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그만뒀다. 직장 생활 대신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어서다. 김씨는 "팍팍한 현실을 도피하기보다 뭔가 타개해보려는 차원에서 휴학을 선택하지만 쉽지 않다"면서 "휴학생 1000만 시대는 우리 대학생들이 선택한 게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