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한 기초단체 사무관(5급)이 노래방에서 맥주병으로 부군수(서기관)의 머리를 내리쳐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봉변을 당한 부군수는 이마와 머리 부분이 10㎝ 이상 찢어져 28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았고, 병원 치료를 받느라 출근을 못하고 있다.

23일 경북도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10시 30분쯤 경북 한 군의 읍내 노래방에서 A부군수와 B과장은 우연히 만났다. 부군수는 지역 여성단체협의회 임원 등 6명과 술자리를 하고 있었고, 마침 다른 약속으로 이곳에 들렀던 B과장이 동석을 하게 됐다. 바로 옆에 앉아 술을 주고받던 두 사람은 호칭 문제로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B과장은 갑자기 일어나 맥주병으로 A부군수의 머리를 내리친 뒤 깨진 병을 다시 부군수에게 던졌다. A부군수는 "반가운 마음에 '어이 술 한잔하자'며 편한 말투로 술을 권했는데, (B과장이) 갑자기 '지금 뭐라고 했냐'며 벌떡 일어나더니 맥주병으로 내려쳤다"고 말했다. B과장은 "술이 너무 취해 부군수가 있는 자리에 동석한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50대 중반의 또래이지만, 9급 출신의 A부군수가 7급 출신의 B과장보다는 경력과 직급 면에서 선배다. 해당 군 관계자는 "B과장이 최근 인사에서 자신이 원하던 자리에 가지 못한 데 대해 '부군수의 반대 때문'이라고 자주 말했었다"면서 "B과장은 40세 때 사무관이 된 뒤 15년 동안 승진을 못 해 늘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B과장은 작년에도 근무시간 중에 강원도 정선카지노를 드나들다 감사원 감사에 적발돼 '감봉 1년·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근신기간인 징계소멸시효(승진·명예퇴직 등이 불가능한 기간)도 남겨둔 상태였다. 경찰은 B과장을 폭력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