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 “정상이 아니다.”

일본 자민당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가 지난 5일 한 방송에 출연, 일본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68) 문부과학상이 최근 3개 대학의 신설을 불허한 결정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 대학들은 문부과학성 대학설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 학생 모집 준비에 들어가는 등 이미 개교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그러나 다나카 장관이 돌연 “저출산으로 대학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대학 신설을 허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3개 대학과 해당 자치단체는 이에 대해 ‘장관의 인기성 돌출행동’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당이 합세해 “다나카가 또 사고 쳤다”며 공세를 가하자 다나카 장관은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3개 대학도 새로운 기준으로 한 번 더 심의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아베 총재가 정책 결정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한 것은 옛 악연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나카는 과거 아베에 대해 “머리가 나쁘다” “학력이 좋지 않다” 등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다나카는 지난 10월에도 아베 총재가 법안 통과와 연계해 국회해산을 요구한 것과 관련 “총리 경험자로서 치졸하다”고 대놓고 비판했다. 다나카와 아베는 2001년 고이즈미(小泉) 내각 시절 각각 외무상과 관방부장관으로 손발을 맞췄다. 다나카는 외무관료들과 충돌로 인해 1년도 되지 않아 경질된 후 자민당을 탈당했으며, 아베는 관방장관 등을 역임한 후 총리까지 올랐다.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를 성사시킨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총리의 장녀인 다나카는 튀는 행동과 발언으로 일본 정계의 이단아 취급을 받았다. 다나카는 최근 신당을 추진하는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에 대해 ‘폭주 노인’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장관들로부터 1만엔씩 모아 노벨상 수상자로 결정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수에게 세탁기를 선물해 세간의 이목을 끄는 등 연일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