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 활성화 대책 발표
미분양 면적 관계없이 적용, 쏘나타 45만원 싸게 구입해

올해 말까지 미분양 주택을 사면 향후 5년간 집값이 올라도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이 조치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모든 미분양 주택에 대해 적용된다.

또 이달부터 근로자의 월급에서 원천징수로 떼는 근로소득세가 10%가량 줄어든다. 이미 올 1~8월에 더 낸 근로소득세도 이르면 9월 월급과 함께 돌려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실제 근로자의 세금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들은 매년 초 연말정산을 통해 전년도에 더 낸 세금을 돌려받는데, 원천징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내년 초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 돈도 줄어든다. 결국 내년에 받을 돈을 미리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9월 10일자 A1면 참조〉.

정부는 1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내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조치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때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IMF 때 시행됐다가 지난 2003년 끝난 양도세 면제 조치는 전용면적 50평 이하의 신축 주택에 대해서만 적용됐는데, 이번에는 면적에 관계없이 모든 미분양 주택에 적용된다.

정부는 또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취득 가격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율을 현행 2%에서 1%로 낮추고, 9억원 초과 주택이나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은 4%에서 2%로 낮추기로 했다. 자동차와 고가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 소비세율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1.5%포인트 낮아진다. 이에 따라 쏘나타 2.0 스마트 모델을 구입할 경우 세금이 45만원가량 줄어든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대책의 배경에 대해 "세계적 경제 위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민의 경제 심리 위축이 다시 경기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내수 부양 조치로 올해 연말까지 4조6000억원의 돈을 추가로 시중에 푸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발표에 대해서는 "대선을 불과 4개월 앞에 두고, 새누리당과 정부가 선심성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