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매물로 나온‘공포의 외인구단’1986년 초판. /옥션 제공

정정훈(41·경기도 남양주)씨는 요즘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옥션'에서 중고 만화책을 판매해 꽤 괜찮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현재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만화가 고행석의 '불청객' 시리즈 1~6권(12만원) 등을 팔고 있다. 정씨는 "어릴 적에 보았던 70·80년대 만화책을 모으다가 이를 다시 인터넷 쇼핑몰에 내놓았더니 '사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더라"며 "인터넷으로 만화를 보는 사람이 늘면서 옛날 종이 만화책의 희소성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취미 삼아 모았던 장난감이나 인형 등을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경매로 내놓으며 재테크에 활용하는 '취미 재테크'가 유행하고 있다. 3월 말 현재 옥션 중고 장터에 등록된 만화책만 총 2만5000여권으로 작년에 비해 4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에는 최근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1986년 초판본이 경매로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만화뿐만이 아니다. 성인 중에도 레고 제품이나 모형 자동차를 모으는 사람이 늘면서 이들 아이템도 취미 재테크에 활용되고 있다. '인터파크'에선 지난 2008년 해외에서 약 300달러에 출시되었던 '레고 타지마할' 모형이 얼마 전 100만원대에 판매됐다. 일부 레고 모델은 희귀본으로 꼽히며 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에펠탑' 시리즈 등이 200만원 전후에 거래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한정판 바비인형이나 테디베어, '모노폴리' 등의 오래된 보드게임, 전자기타 등도 수집가들의 애장품이 매물로 나오곤 한다. 미국 '이베이쇼핑'에선 2004년판 돌쉬크래프트사(社) 구체관절인형 입찰 경쟁이 벌어져 600만원까지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이베이쇼핑에서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스타의 친필 사인 공을 50만~100만원씩 주고 해외 구매 대행으로 구입하는 국내 마니아들까지 있다. 아예 미국 시카고의 앤티크숍과 제휴를 맺고 국내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각종 진공관 라디오나 앤티크 카메라를 판매하는 사업자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