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건강한 머릿결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의 증가로 흰머리, 새치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모발 염색약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 염모제 시장 규모는 총 1500억원대. 이 중에서도 새치용 염모제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에 따라 저자극, 고품질 염모제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박영환 박사가 만든 염색약 ‘녹두결’이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 피부에 순하게 작용하며 염색이 잘 된다. 또 화학첨가물을 줄이고 허브를 넣어 일반 염색약 특유의 냄새 대신 좋은 향기가 난다.

그는 섬유기술 관련 벤처기업인 P&I를 겸직하는 연구가이다. 연구와 벤처기업 운영을 동시에 맡아 바쁜 일상을 보내는 박영환 대표를 만났다.

아내 때문에 만들게 된 염색약…섬유염색에서 발견한 독특한 천연원료로 품질 입증

박영환 박사가 녹두결을 만들게 된 것은 피부가 민감한 아내 덕분이다.

섬유공학을 전공하면서부터 이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던 박 박사는 6년 전 아내를 위한 순한 염색약을 고안해 낸 것이다.

이미 대학 때 섬유염색에 대해 논문을 썼고, 대기업, 지식경제부, 연구소 등에서 섬유관련 기술을 연구하며 해외의 선진 기술을 한국에 들여오는 일을 해 온 경험으로 다른 염색약에서 찾기 어려운 독특한 성분을 첨가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녹차 추출물인 카테킨은 염색약에서 나오는 암모니아가 인체에 전해지는 것을 막아 피부나 눈에 자극을 방지해 준다. 제주도 토종말의 태반과 마유도 머릿결에 영양을 공급한다. 또 두릅과 독일산 캐모마일 허브로 머리에 윤기와 향기를 더하며 피부에 알러지를 일으키는 중금속은 일체 배제하는 등 화학첨가물을 줄였다.

일반적으로 염색을 하면 머릿결이 푸석해지기 마련이지만 녹두결은 수많은 임상실험을 거쳐 머릿결을 좋게 하는 효능을 가졌다. 인터넷에는 “염색 후 머리가 매끈해졌다”는 사용 후기가 늘고 있다.

박 박사는 요즘 유행하는 염색약이 효능보다 마케팅에 치우쳐 있다고 말한다. “모발에 좋다는 ‘특수 성분’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긴 하지만, 알고 보니 그 성분이 극히 미량이라 별로 효과가 없더군요. 그에 비해 녹두결은 천연 성분 함량이 높고 실험을 통해 품질을 검증했습니다.”

국내, 해외에서 경력 인정받은 한국의 ‘섬유기술통’

박영환 박사는 한국의 ‘섬유기술통’이다.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염색화학 관련 논문으로 졸업, 국내 섬유화학 관련 기업 중 가장 큰 효성 기술연구소에서 7년간 합성섬유염색 분야에서 일했다.

그 후 한국생산기술원에서 소장까지 역임하며 기업들과 공동으로 섬유기술을 개발했고, 지식경제부 섬유산업분야에서 전략기술지원을 맡았다. 그 동안 유럽, 미국, 일본 등에 파견되어 선진국의 섬유 기술을 한국에 전수하는 전문가가 되었다.

특히, 정부가 에너지자원외교를 실시하면서 역으로 한국의 앞선 섬유관련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기도 했다. 2005년,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를 수입하려 했을 때 우즈베키스탄이 내건 조건은 섬유관련 기술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시아를 돌아다니기 시작해 작년엔 대통령을 수행하며 정부 주요 인사들과 한국의 섬유기술을 알렸다. 이러한 경력은 후에 그가 벤처기업을 설립하는 데 탄탄한 실력과 네트워크의 발판이 되었다.

고급 염모제 꾸준히 개발해 소비자들의 일상에 활력 되찾아 줄 것

P&I는 녹두결 제조 노하우를 활용해 천연샴푸, 린스 등도 출시할 계획이다. 앞으로 모발 관련제품의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춰 P&I의 인지도를 높여 간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의료용 섬유제조, 섬유기술컨설팅 사업도 넓혀나갈 예정이다. 의료용 섬유는 손상된 근육ᆞ장기를 보완하는 물질인데, 인체조직과 유사한 구조체를 갖고 있어 새로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전망된다. 비싼 외국산 제품을 대체할 저렴하고 질 좋은 국내 브랜드를 키워 가겠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박 박사는 섬유를 활용해 인체 친화적인 고급 염모제를 꾸준히 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녹두결과 관련된 천연염색 특허만 4개입니다. 염색을 자주 하시는 분들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고 싶습니다. 제품을 쓸 때 기분이 좋아지고 일상에 활력을 되찾게 해 드리는 것이 궁극적인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