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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ㆍ콘텐츠 세계시장 전도사”…前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이재웅

입력 : 2012.01.13 17:21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국 대중가요를 일컫는 K-Pop 열풍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목욕탕집 남자들, 대장금, 주몽, 꽃보다 남자 등 수많은 드라마들은 일본, 중국, 동남아, 러시아를 넘어 옛 소련 연방국가들, 중동은 물론 브라질, 멕시코, 칠레까지 말 그대로 전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한류 열풍은 대중음악, 드라마, 영화 외에도 캐릭터 사업, 게임, 다큐멘터리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며 ‘콘텐츠’ 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재웅 원장은 ‘K-콘텐츠’라고 불리는 한류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 2년간 초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서 실무를 통해 체득한 우리 콘텐츠의 미래를 내다보는 책 ‘글로벌 코리아를 이끄는 힘, 콘텐츠가 미래다’를 출간했다.

「콘텐츠가 미래다」출간

“‘손가락이 잘못되어 실수로 채널을 돌린 사람을 빼고는 집에 텔레비전이 있는 사람은 전부 주몽을 봤습니다.’ 이란 국영방송 회장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와서 한 말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드라마,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열풍인 것입니다.”

이 책에서 이 원장은 앞으로 미래사회는 콘텐츠 산업이 주도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 세계 콘텐츠로 가는 길이라고 보고 특히 미국 콘텐츠 시장은 이미 세계의 46%를 차지하고 있고 실질적으로는 60~70%를 점유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 따라서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의미라고 말한다.

그는 콘텐츠 산업이 미래 산업으로서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특히 앞으로 우리 산업을 이끌어갈 젊은이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에게 이 산업을 키우고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야기의 힘…재미와 감동 주는 콘텐츠 개발해야

이 원장은 어린 시절 만화책과 동화책을 많이 읽었다. 일본식 건물로 된 20평짜리 집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는 공장 직원 13~15명이 함께 살았다. 가방 하나 제대로 놓을 공간이 없다 보니 학교를 마치고 나면 집보다는 어디든 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 때 자주 갔던 곳이 만화방이다.

대학시절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돼 1년 가까이 옥고를 치를 때에도 그의 손에는 책이 들려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독방에서의 외로움, 고독을 잊을 수 있었다.

“책을 많이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 앞에서 할 말도 많아졌습니다. 여기저기서 보고 읽은 내용들을 가져다가 이야기를 하니까 친구들도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것의 재미를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이야기의 중요성을 알았는지도 모르지요.”

현재 많은 미래학자들은 콘텐츠ㆍ창의 산업ㆍ엔터테인먼트를 다음 세대의 산업으로 꼽는다. 그동안 생존을 위해 산업이 발전해왔다면 그 다음에 추구하는 것이 재미와 감동이라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주장이다. 이 원장은 그래서 ‘이야기’가 있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단적인 예로 해리포터는 출간된 이래 한 나라를 먹여살릴 수준의 엄청난 수익을 냈습니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것이죠. 그것이 이야기의 힘입니다. 이제는 농산물을 팔 때에도 이야기를 가져야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된 것은 어떤 연유일까.
이 원장은 부산 동의대학에서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방송아카데미 초대원장, 영상정보대학원장을 지냈다. 당시 부산 문화방송에서 시사토론 진행을 맡은 적이 있는데 한 번은 13.8%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사토론과 방송 진행자의 경험들은 이 원장이 정치를 하는데 필요한 요소로 작용했고 17대 국회의원으로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을 역임하게 되었다. 이후 18대 국회의원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그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시 콘텐츠를 지원하는 기관들이 여러 개 있었는데 국회에서 통합을 추진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평소 콘텐츠 사업에 관심이 있었고 그동안 제가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이 원장은 콘텐츠 산업 자체를 이해한다는 자부심으로 지난 2년간 주말도 없이 일했다.

‘스토리 공모대전’, 콘텐츠의 중요성 알리다

그가 추진한 ‘스토리 공모대전’은 콘텐츠의 힘, 이야기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이바지 한 행사다. 1등 1억 5천만 원, 총 상금 4억 5천만 원이라는 역대 최고 금액을 걸고 콘텐츠에 대한 국민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스토리공모전을 통해서 예술적 글과 상업적 글을 구분하고자 했습니다. SF, 판타지 분야를 강조했고 그런 부분을 콘텐츠로서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원장은 한국 젊은이들이 영화와 음악, 게임 등 여러 콘텐츠 분야에 관심이 많고 끼도 많다며 앞으로 콘텐츠 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정부의 지원 예산을 늘리고 지원받은 예산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 예산은 3천억 원 정도입니다. 미국과 비할 바는 아니지만 미국이 블록버스터 한 편 제작비로 천억 원을 쓰는 것을 볼 때 우리 영화는 미국에서 독립영화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원을 늘리고 또 늘어난 지원금을 잘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한국 콘텐츠의 진흥을 위해 일할 것

이 원장은 지난 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용퇴’했다. 국회의원과 기관장 등을 했으니 장관을 하거나 그 이상의 일을 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콘텐츠 관련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 4월 총선을 준비할 계획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 번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저는 현재 한국 콘텐츠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관료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국민의 세금을 쓰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서 많은 경험이 축적되었는데 이러한 것들은 제 것이 아니고 국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노하우와 자산을 다시 기업에 돌려줌으로서 한국 콘텐츠 진흥(振興)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