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식품회사인 농심에서 제조한 '오징어 짬뽕'에서 애벌레가 발견돼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5일 전라북도 남원에 사는 정 모(17)양이 지난주 이마트 남원점에서 산 오징어 짬뽕을 친구와 함께 먹던 중 1cm 가량의 애벌레가 나왔다.

정 양은 발견된 벌레의 사진을 찍어 지난 3일 제조사인 농심 측에 신고했으며, 농심은 정부의 '식품 이물 보고 지침(24시간내 보고)'에 따라 6일 오후 식약청에 보고했다.

식약청은 관할 지자체를 통해 정확한 경위 파악에 나설 방침이며, 회사 측은 사진을 토대로 화랑곡나방의 애벌레로 판단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쌀벌레로 불리는 화랑곡나방 애벌레는 두꺼운 포장지도 뚫고 들어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며 "라면의 경우 130도 이상의 고온에서 튀기기 때문에 제조 과정보다는 유통과정에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품 이물질 발생내역을 보면 원료, 제조, 유통, 소비 등 4개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애벌레가 제품의 비닐포장을 뚫고 들어가는 경우는 유통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관리과 관계자는 "화랑곡나방의 유충은 강력한 이빨과 턱을 가지고 있어서 유통이나 보관 중에 식품 포장지를 뚫고 들어가 면류, 과자 등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화랑곡나방은 주로 여름철에 알을 낳아 성충이 되기까지 보통 40~50일(32℃에서 38일, 17℃에서 150일)이 걸린다. 쌀을 비롯해 현미, 콩 등 곡물을 주로 먹는데, 먹이가 없을 경우 발달된 이빨을 통해 제품 포장지를 뚫고 들어간다.

정 양은 "라면을 먹으려고 하는 순간 혐오스러운 벌레가 발견돼 비위가 크게 상했다"며 "농심 측에서는 제조과정에는 문제가 없고 유통과정에서의 문제라는 변명만 한다"며 "이런식이라면 소비자입장에서는 복불복으로 라면을 고르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통업계는 화랑곡나방 유충이 포장지를 뚫고 들어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당 벌레가 기피하면서 인체에 무해한 물질을 개발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