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절기 공사 감독한다며, 60만원짜리 등산복과 30만원짜리 방한화를 5000여만원어치 구입한 경기도 교육청. 히말라야라도 가려고 했던 것일까. /조선일보DB

경기도교육청 소속 직원들이 동절기 공사 현장 감독을 핑계로 50~60만원 가량 고가의 등산복을 혈세로 구입해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상훈 의원이 지난 2008년 12월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경기도교육청의 공사 감독용 방한복과 방한화 구입 현황을 분석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도교육청 제2청 소속 시설과와 11개 교육지원청 교육시설과는 이 기간 동안 방한복과 방한화 구입에 모두 5077만원을 사용했다.

교과부의 예산편성 지침에는 시설부대비 명목으로 현장공사 감독자에게는 작업복 등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도교육청 등은 작업복의 기능과 안전성을 고려하고 고가품 구입은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경우 지난 2009년 11월 공사 감독용 방한복 명목으로 1인당 60만원짜리 등산복을 교육시설계 직원 8명이 모두 구입해 나눠가졌다. 또 고양교육지원청도 지난 2009년 12월 1인당 50만원짜리 방한복 12벌을 구입해 나눠가졌으며 포천교육지원청도 지난해 12월 50만원짜리 방한복 5벌을 구입했다.

고양교육지원청은 현장 공사 감독과 무관한 직원까지 포함해 교육시설과 전체 직원이 방한복을 구입했다.

도교육청 제2청 시설과는 1켤레에 30만원씩하는 방한화를 지난 2009년 12월 25켤레를 구입한데 이어 2010년 12월도 24켤레를 구입했다.

도교육청 제2청 시설과 전체 직원이 30여명이어서 사실상 공사 현장 감독과 상관 없는 직원까지 포함해 전 직원이 모두 방한화를 매년 1켤레씩 지급 받은 셈이다.

이들이 구입한 고가의 방한복 등은 대부분 N사와 K사, B사 등 국내 유명 등산업체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의원은 "히말라야 산을 등산할 것도 아니고 이 같은 고가의 옷이 작업복이라고 볼수 있겠냐"면서 "상당수 공무원들은 수년째 피복은 물론 작업화 하나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데 일부 공무원들이 상식선을 넘어서 작업복을 구입하면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작업복 구입 등은 예산편성 지침에 있긴하지만 한때 피복 구입 등이 문제가 돼 대부분이 개인 사복을 입고 다니고 있다"면서 "일부에서 아직도 이 같은 고가 작업복 구입이 있었던 것 같은데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