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만기일 앞두고 각종 유언비어 난무”

8일 오후 김정일(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설이 급속도로 확산, 국내 금융 시장과 온라인 세상이 한때 발칵 뒤집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주변에서는 이날 오후 2시쯤부터 김정일 사망설이 번져나갔다. 동시에 이날 장에서 특별한 내림세 없이 종일 보합권(1915 안팎)을 유지하던 코스피 지수가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하락은 장 마감 20분 전쯤 멈췄지만, 이후 반등하지 못한 채 전일 대비 15.96포인트(0.83%) 내린 1903.14에 장을 마감했다.
 
내림세였던 원·달러 환율도 김정일 사망설에 상승으로 반전했다. 오후 2시17분쯤부터 오르기 시작한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상승한 1121원에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언론의 확인 요청을 받은 정보 당국 측은 사망설에 대해 북한 매체가 전날까지 김정일의 공개활동을 보도한 점 등을 거론하며 “낭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방위산업체 주가가 오르면 이득을 보는 세력이 고의로 이런 루머를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김정일 사망설 확산과 함께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S&T중공업은 전날보다 6.00% 급등한 1만5900원에 장을 마쳤고, 스페코는 4.19%, MDS테크는 3.70%, 휴니드는 3.51% 올랐다.
 
김정일 사망설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개인 블로그,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서도 화제로 떠올랐다. ‘김정일 사망설’은 이날 오후 8시 현재 주요 포털 인기 검색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정부가 여당의 한미 FTA 기습 통과를 지원하기 위해 고의로 김정일 사망설을 흘렸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네이버에서 ‘se******’이란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정치와 무관한 영화 평론 코너에 “FTA 묻으려고 김정일 사망설 낸 듯. 정부의 음모가 보이네요”라는 글을 올렸고, 트위터 아이디 ‘ma*******’는 “이 정부는 사달 날 일 낼 땐 여지없이 북한을 걸고넘어져요. 외통위로 시선을 집중할 시간”이라며 이런 음모론을 기정사실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