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알아사드 정권을 시리아 기독교도들이 지지하는 이유는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수니파 무슬림 정권이 들어설 경우 기독교를 박해할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리아 인구는 수니파 73%·시아파 13%·기독교 10% 등으로 구성돼있다.

알아사드 정권은 시아파 중에서도 소수 분파인 알라위파에 속해 있다. 알아사드 가문은 40년째 대를 이어 다수파인 수니파를 차별하고 억압해왔다. 동시에 기독교 보호 정책을 펴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시리아에는 ‘알아사드 정권 및 소수 종교 세력 대(對) 수니파’라는 공식이 적용된다고 NYT는 전했다.

기독교인들은 알아사드가 물러날 경우 이라크·이집트·레바논 기독교인들에게 발생한 일이 시리아에서도 벌어질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기독교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학살과 조직적인 폭력이 자행됐다. 지난 10년 사이 이라크 기독교인은 150만명에서 40만명으로 급감했다. 이라크 내 기독교인 약 60만명이 시리아·요르단 등 주변 국가로 탈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집트에서도 이슬람주의와 대립각을 세운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지난 2월 무너지자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이슬람교도들이 기독교 분파인 콥트교 교회에 몰려가 충돌을 일으켜 9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부상했다. 레바논에서는 1975~1990년 내전에서 기독교 세력이 패한 뒤 기독교인들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레바논 마론파 기독교의 베샤라 부트로스 알라이 총대주교는 이번달 프랑스를 방문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 기독교인들이 가장 큰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아랍의 봄’으로 이슬람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으면 더욱 보수적이고 비관용적인 사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