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조선일보DB

'최대 3억원’이 내걸렸던 울산의 봉대산 연쇄방화범 검거 포상금을 둘러싼 논란이 법정소송으로 번졌다.

울산에서는 지난 1995년부터 올 초까지 16년간 동구 봉대산·마골산 일대에서 90여 차례의 연쇄 산불이 나자 울산시가 방화범 검거에 포상금 3억원을 내걸었다. ‘봉대산 불다람쥐’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방화범은 마침내 지난 3월24일 경찰에 검거됐다.
 
이때부터 포상금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방화범 김모(52)씨를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제보를 했다”며 포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잇따라 나선 것이다.

이들 가운데 조모(33)씨는 울산시를 상대로 “포상금 1억원을 달라”며 지난달 23일 울산지법에 소송까지 낸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봉대산에서 방화범이 피운 것으로 보이는 담배꽁초 등 결정적 증거를 여러 차례 경찰에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일단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아직 방화범 김씨에 대한 형량이 확정되지 않아 포상금 지급 규모를 산정할 수 없고, 조씨가 주장하는 검거 기여도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울산시는 앞서 방화범의 형량이 ‘징역 7년 이상’이면 결정적 제보자에게 3억원 이하, ‘징역 4~7년’은 1억5000만원 이하, ‘징역 3~4년’은 1억원 이하, ‘징역 3년 미만’은 3000만원 이하 등 포상금 차등지급 기준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형이 확정되면’ 지급한다는 조건이다. 즉, 재판이 3심까지 이어질 경우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현재 울산지법에서 진행중인 방화범 김씨에 대한 재판은 지난 5월3일 첫 기일이 잡힌 이후 잠정 중단됐다. 김씨의 변호인이 “(김씨가) 100차례 가까이 산불을 낸 것은 정신적인 장애 때문일 것”이라며 정신감정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울산의 한 대기업 직원이기도 한 방화범 김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 “돈 때문에 가정불화가 있었는데 불을 내면 마음이 후련하고 편안해졌다”고 진술했다.

울산시는 “먼저 방화범 김씨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나와야 하고, 이어 검거에 기여한 정도에 대한 경찰과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야 포상금 지급 규모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 단계에서 포상금 지급 소송은 무의미한 절차”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