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조선일보DB

“하루 2~3대 차량 주차 위해 혈세 81억원 투입, 공원 지하주차장 건설.”

경기 용인시가 2009년 총 사업비 81억원을 투입해 수지구 상현동 57-11번지에 주차면수 199대의 6000㎡ 규모로 조성한 상현동 공원 지하주차장의 실태다.

제162회 용인시의회 1차 정례회 시정질의 순서에서 박남숙 자치행정위원장 등이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하고 나서면서, 7일 시민사회단체들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해야 한다며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애물로 전락한 상현동 공원 지하주차장의 태동은 2007년 초순께 주민대표자 40여 명 가운데 절반정도가 주차장 설치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시는 주민의견수렴 차원에서 타당성조사를 실시했고, 같은 해 10월 투융자심사위원회가 '불법 주정차로 인한 교통체증해소와 공원시민편의제공' 이유를 들어 적정 판정을 내렸다.

그리고 2008년 2월 공사에 착공해 1년 5개월만인 2009년 7월 준공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2년이 지난 현재까지 81억원이 투입된 주차장을 이용한 차량은 총 1602대, 주차요금 수입은 97만2380원을 징수하는데 그치고 있다.

상현동의 많은 주민들은 주차장 계획이 발표되면서 인근 아파트와 상가에서 200m나 떨어져, 주차장의 기능을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시에서 묵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당시 지하주차장 사업을 추진했던 공무원이나 현재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들도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으며, 적정한 타당성 조사 진행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혈세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로 지목되고 있는 상현동 공원 지하주차장에 대해 시는 자체감사를 단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으며, 경기도 등 상급기관의 감사도 전혀 받은 적이 없다.

때문에 대다수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시의원들은 지하주차장 건설과정에서 부정이 자행되지 않았나 의심하고 있다.

차량들이 이용하지 않는 지하주차장의 보수·관리비도 2000만원 정도가 쓰이는 등 혈세만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공원 지하주차장을 시로부터 수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용인도시공사는 시에 다용도 활용 방안을 건의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시의회 박남숙 자치행정위원장은 시정질의를 통해 “사업성과 수익성이 무시된 채 추진돼 혈세만 낭비하는 한심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시민들이 낸 피 같은 세금 81억원을 날려, 시 제정을 파탄나게 했는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관계 공무원의 직무유기, 불법행위 책임을 물어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의원은 시의회에서 감사원 감사청구권을 의결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용인환경정의시민연대 이정현 사무국장은 “얼토당토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무료화해 주차장 기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구, 그래도 효율성이 없다면 인근 주민대표들과 논의해 합당한 활용방안을 찾아봐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도 “혈세를 수십억원 날린 상황에서 책임지는 공무원이 없다면 감사원 감사청구권을 발동해서라도 일벌백계하고, 차후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민들은 18일 오전 10시 시의회 제3차 본회의 시정답변 순서에서 김학규 시장이 상현동 공원 지하주차장 활용방안에 대해 어떠한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