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학입학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시험 문제 유출 사건으로 프랑스 사회가 떠들썩하다. 재시험 여부를 둘러싸고 학생·학부모, 교육부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단위 1회 시험으로 대학수학능력을 평가하는 바칼로레아 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1808년 처음 도입된 바칼로레아는 어문학(L계열)·경제사회(ES계열)·과학수학(S계열)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뉘며, 매년 60만명의 고교생들이 분야를 선택해 응시한다.
사건은 20일 밤(현지시각)에 벌어졌다. 한 비디오 게임 인터넷 사이트에 휴대폰으로 찍은 바칼로레아 수학문제 사진이 올랐다. 바칼로레아 수학문제는 총 4문제(주관식 시험·20점 만점)로, 이 중 첫 번째 문제(4점 만점)가 유출된 것이다. 다음 날 전국단위 시험은 그대로 진행됐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교육부는 나머지 세 문제로 점수를 매겨 20점 만점으로 채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와 학생, 교원노조에선 난이도가 높은 세 문제 만으로 점수를 매기면 저학력 학생들의 기본 점수가 낮아져 불이익을 본다며, 전면 재시험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교육 당국은 수험생 16만명(바칼로레아 S계열 응시자)을 다시 불러 모아 시험을 치르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이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면서 교육계 일각에선 전국단위로 한날한시에 모여 대입시험을 치르는 것은 낡은 입시법이라며 대학입시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교원노조 등에선 바칼로레아가 공정한 기회를 중시하는 프랑스식 평등 교육의 정수라며 제도를 옹호하고 있다.
한편 프랑스 경찰은 바칼로레아 시험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 20대 대학생을 포함한 3명의 용의자를 검거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