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AB쇼 기조연설 “5년來 무안경 3D 나온다”
삼성전자 “액티브 안경 가격 인하..화질효용 더 높다”

삼성과 LG가 3D(3차원 입체영상) TV 기술 방식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3D 영상산업 발전의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던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LG전자에 유리한 발언을 해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캐머런 감독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송장비 전시회인 NAB(National Associations of Broadcasters)쇼의 기조연설에서 “패시브(passive) 방식 3D TV가 대세가 되면서 3D가 차세대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액티브(active) 방식의 3D TV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 발언이 국내에서 화제가 된 것은 세계 1·2위 TV 메이커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액티브와 패시브 방식을 주력으로 채택한 상태에서 3D TV 기술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최근 삼성 임원이 LG 기술진을 향해 막말을 내뱉었다가 법적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사과했었고, 13일에는 LG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즌 첫 경기에 직원을 단체로 입장시켜 “3D로 한판 붙자”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었다.
 
LG전자는 캐머런 감독의 발언을 크게 반기고 나섰다. LG전자는 14일 이 발언을 처음 소개한 외신 자료를 직접 번역, 기자들에게 나눠주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캐머런 감독의 발언은 안경 값이 싼 패시브가 확산해야 3D 시장이 커질 것이란 얘기일 뿐, 품질 자체에서 패시브 방식의 손을 들어준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캐머런 감독은 작년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3D LED TV 발표회에 참석해 축하 연설까지 했었다”며 “이번 발언이 삼성으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