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극한지역에서 생명 유지하기 위해 개발타 소재보다 20~30% 비싸
가벼운 산행 즐길 땐나일론 소재면 충분

아웃도어 시장에서 고어텍스 '거품' 논란이 거세다. 고어텍스는 방풍·방수 기능에다 땀을 배출하는 투습기능을 가진 소재다.

국내 등산객 1800만명 시대를 맞아 아웃도어(outdoor)시장 매출 규모는 3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다. 그에 비례해 고어텍스의 가격과 품질에 대한 논란뿐 아니라 고어텍스 제공사에 아웃도어 업체들의 대한 불만 등도 커지고 있다.

고어텍스를 소재로 생산된 국내 최고가 등산복은 코오롱스포츠가 선보인 라이프텍 세트로 다운점퍼를 포함한 가격이 130만원이다. 코오롱스포츠와 더불어 아웃도어 빅 3로 불리는 노스페이스, K2 등도 고어텍스를 기반으로 한 고가 등산복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들 3개사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3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라푸마·블랙야크·밀레 등 주요 아웃도어업체가 생산한 등산복도 고어텍스 소재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이들 업체가 생산하는 가을·겨울 재킷의 고어텍스 의존율은 70%에 이른다.

그런데 전문가들과 일부 아웃도어업체들은 고어텍스 기능은 인정하면서도 소재 값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지적한다. 고어텍스를 쓰지 않은 등산복과 비교해 품질과 기능에서 별 차이가 없는데도 지나친 브랜드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 비용이 고스란히 국부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어텍스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고어코리아는 미국·독일·일본 세 곳에서 원단을 수입한다. 고어코리아 측은 고어텍스가 타소재보다 20~30% 비싼 이유는 기능성을 강조하는 운동복과 달리 극한 상황서 생존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브랜드와 품질 관리를 엄격히 하면서 발생한 비용이라고 주장한다. 등산복의 경우 전체 생산비용에서 원단비용은 15% 수준인데 이를 두고 국부 유출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것이다. 이 회사는 고어텍스를 사용한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생산한 제품에 대해 시판 전 품질 테스트를 관행화했다. 김노원 마케팅팀 부장은 "노스페이스나 코오롱 등 메이저 아웃도어업체들에 대해서도 고어텍스 재질을 사용하는 제품과 생산 공장에 대한 검증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소재를 파는 업체지 옷을 만드는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제공한 소재가 등산복에서 제대로 기능이 유지되는지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고어텍스 사용업체들은 자사 제품을 고어코리아가 검증하는 데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논란거리는 고어텍스를 장착한 비싼 등산복이 한국 지형에 맞는 아웃도어 제품인지다. 고어텍스 등산복은 히말라야 등 고산과 극한 지역에서 생명유지를 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지 가벼운 산행의 필수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코오롱등산학교 이용대 교장은 "가벼운 산행을 즐기는 데 고어텍스가 능사는 아니다"며 "우중(雨中) 산행을 즐기지 않는다면 값싸고 품질 좋은 소재의 등산 재킷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어텍스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윈드스토퍼나 나일론 소재 재킷은 고어텍스의 절반 가격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