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글로벌 기업들이 홍콩서 발행한 채권에 투자
개인투자자는 '신탁'이 유리

최근 해외 채권 중에서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딤섬본드'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딤섬본드는 채권의 안정성에 더해 환차익에 따른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틈새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투자에 유의할 점도 있다.

◆기업이 발행한 위안화 채권에 투자

딤섬본드는 해외 기업들이 위안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홍콩에서 발행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말한다. 딤섬본드 관련 투자 상품들은 주로 글로벌 기업이 발행한 딤섬본드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지난해 미국 맥도날드가 2억 위안(342억원) 규모의 딤섬본드를 발행한 것을 기점으로, 세계 최대 건설 장비 업체인 캐터필라가 10억 위안(1711억원)의 딤섬본드를 발행했다. 올해는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유나이티드 루살, 영국 정유업체 BP 등의 딤섬본드 발행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기업들이 딤섬본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 전략의 하나로 지난해 2월부터 해외 기업의 딤섬본드 발행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육성하고, 홍콩을 아시아 금융시장의 중심으로 성장시키려는 중국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위안화 자금 조달이 필요한 해외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의 딤섬본드 발행 규모는 작년의 2배에 이를 전망이다.

◆딤섬본드 투자=수익률+환차익

일반적으로 국내 채권 투자에서 얻는 수익은 표면이자에 따라 결정된다(액면발행·만기보유 가정).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고 중간에 매매했을 때는 매매로 인한 채권가격 차이가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 해외 채권 투자 상품의 최종 수익은 이들 채권 수익률에 환차익(환차손)까지 더한 이중 구조다. 해외 채권을 매입하고 향후 매각하는 과정에서 그 나라 통화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딤섬본드가 각광받는 이유는 위안화 절상에 따라 환차익이 클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1년 만기 딤섬본드의 예상 수익률은 연 0.8~1.5% 정도다. 여기에 더해 위안화 예상 절상률을 적용하면, 딤섬채권의 세전 수익률은 연 5.14~6.50%가 된다. 채권 수익률보다 위안화 절상 전망에 따른 환차익 기대수익률이 더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왜 위안화 예금 등을 통해 위안화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딤섬본드를 통해 우회적으로 위안화에 투자할까. 딤섬본드는 우량 글로벌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해 예금처럼 높은 안정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위안화 예금보다 이율이 높다. 위안화 예금의 세전 수익률은 이율과 환차익을 더해도 연 4.90~5.94% 수준이다.

◆전문가들 "위안화 절상 수혜" 전망

앞서 언급했듯이 딤섬본드 투자의 핵심은 위안화 절상 수혜다. 그렇다면 위안화는 향후 얼마나 절상될까. 주요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올해 위안화가 6~7% 절상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장기적인 위안화 절상의 진행을 점치는 이유는 첫째 중국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지속가능 성장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대·내외 금리차 확대로 외국자금이 유입되면 위안화가 절상된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6차례 지준율 인상에 이어 올 들어 3차례 지준율 인상과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 이 결과 위안화는 작년 초 대비 3.9%가량 절상됐다.

둘째 중국은 지난 13년간 견지해 온 바오바(8% 성장률)정책을 폐지하고 향후 5년간 성장목표를 7%로 수정하며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수출 비중이 줄어들고 무역흑자 폭이 감소하면 위안화 절상 속도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차익 비과세되는 '신탁'이 유리

국내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딤섬본드에 투자하는 방법은 펀드와 신탁에 가입하는 방법 두 가지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딤섬신탁 상품은 투자자와 증권사가 신탁계약을 맺고 계좌에 딤섬본드 등 위안화 자산을 편입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진행된다. 가입 이후 수익률 조회는 본인이 직접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웹의 계좌조회를 통해 가능하다. 신탁기간은 일반적으로 13개월이며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이다.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딤섬펀드'는 사모펀드와 공모펀드로 나뉜다. 사모펀드는 최소가입액이 1억원으로 높은데 반해 공모펀드는 가입액 문턱이 이보다 낮다. 다만 출시 물량은 많지 않다. 현재 삼성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이 관련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신탁과 펀드는 과세방식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난다. 개인 투자의 경우 신탁이 유리하다. 신탁은 채권 매매에 따른 수익률만 이자소득으로 과세하고 환차익은 비과세되기 때문이다. 반면 펀드는 이자소득과 환차익 모두 과세대상이어서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하다. 예컨대 1억원을 투자해 액면이자 1.5%와 위안화 절상 효과 6%를 각각 거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신탁으로 가입한 사람은 액면이자 150만원에 대한 세금으로 23만원의 세금(15.4% 세율 적용)을 부담하고 펀드는 액면이자와 환차익분 750만원의 세금으로 116만원을 낸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으로 세율이 높은 투자자의 경우라면 이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다. 한편 법인의 경우 신탁과 펀드 어떤 것을 선택하든 모두 환차익에 대해 과세되기 때문에 회계 실무상 보다 간편한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적합하다.

◆발행 물량 미리 예약해야

현재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위안화 절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투자 수익률이 예상보다 낮을 수도 있다. 또 증권사나 운용사에 따라 자산 편입 내용이 다르므로 투자 회사의 역량을 잘 살펴야 한다. 딤섬신탁과 딤섬펀드는 일반적인 상품들에 비해 발행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가입을 원한다면 창구에 미리 문의해 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