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템플턴 'FT포커스'작년 한해 수익률 49.21%
국내 종목투자 펀드 중 1위 선택에 따라 위험도 커져…펀드별 수익률 천차만별
올 들어 국내 증시가 각종 대외 악재로 흔들리면서 20~40여개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압축형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가 50여개 이상의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반면, 압축형 펀드는 주가 상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수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 시장 흐름을 잘 탈 경우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나은 성과를 내지만 종목 선택에 따라 투자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압축형 펀드 '강자' 프랭클린템플턴
압축형 펀드가 투자자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봤던 펀드 투자자들은 작년 한 해 소수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자문형 랩'에 돈을 맡겼다. 그러자 운용사들이 이와 유사한 '압축형 펀드'를 내놓기 시작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인덱스 펀드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5개 펀드 가운데 3개 펀드가 소수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그중에서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FT포커스 자(주식)Class C-F(이하 FT포커스)'가 49.21%의 수익률로 가장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 작년 한 해 국내주식형펀드가 평균 19.49%의 수익을 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놀라운 수익률을 거둔 것이다.
FT포커스 펀드는 2개월 전 기준 투자 비중의 22% 정도를 삼성전자(11.27%)·현대자동차(5.54%)·현대해상(5.27%)에 투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18.7%, 현대차와 현대해상은 40%가량 상승하며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지난달 25일부터 FT포커스펀드의 판매를 중단했다. "압축형 펀드 특성상 일정 금액을 넘어서면 종목 선택 등 압축형 펀드의 효과가 발휘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대신 FT포커스펀드와 같은 매니저가 운용하는 '프랭클린템플턴 뉴 셀렉션 포커스 증권 자투자신탁'을 출시했다. '뉴 셀렉션' 펀드는 85% 정도는 기존 FT포커스펀드가 투자했던 종목에 그대로 투자하고 15% 정도는 손해보험업과 은행업 등 저평가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이해창 부장은 "보험업은 기업들의 실력에 비해 현재 주가가 크게 낮으며 손보사의 자동차 손해율 개선을 위한 정책 당국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며 보험업의 가능성을 평가했다. 은행업 역시 현재는 은행이 가지고 있는 자산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낮은데, 앞으로 경기 회복에 따라 자산건전성이 개선돼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압축형 펀드 수익률은 천차만별
올 들어 국내 증시가 각종 대외 악재로 흔들리면서 압축형 펀드 성과는 펀드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신흥국 인플레이션 우려, 중동·아프리카 사태, 일본 지진 등으로 조정을 받자 펀드별로 시장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엇갈린 것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압축형 펀드 가운데 '삼성기초소재강국코리아 자 1[주식](Ce)', '삼성대한민국신수종산업목표전환 1[주식]', '현대부품소재블루칩타겟플러스 1[주식]' 펀드는 8~1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 1(주식)A',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1(주식)(C 1)' 펀드는 8%를 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펀드들은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FT포커스, JP모간자산운용의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펀드는 올 들어 21일 기준 각각 -1.88%와 -0.41%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2.15%였던 것을 감안할 때 낙폭을 많이 줄인 것이다. JP모간자산운용 김성복 상무는 "장기적으로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의 성장 지속성에 초점을 맞춰 종목을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축형 펀드를 고를 때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삼성증권 조완제 투자컨설팅 팀장은 "압축형 펀드는 과거 수익률이 상위권이고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펀드인지를 우선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또 "과거 성과가 좋았을 때 운용하던 매니저의 변동은 없는지,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는지 여부 등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