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19%(9개월 수익률)로 1위… 하나대투는 원금도 까먹어
20代 그룹… '대우' 수익성·변동성 높아 '한투' 그룹 내 가장 하위권
30代 그룹… '우리투자' '현대증권' 목표보다 좋은 성과 거둬
50代 그룹… '삼성증권' 적극 투자 반면 '미래에셋' 지나치게 소극적
진짜 실력은 위기 때 빛나는 법이다. 출렁이는 증시 속에 M월드컵에 참가한 증권사들의 수익률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마라톤으로 치자면 최대 승부처인 30~35㎞ 지점에 접어든 현재 수익률과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대우·우리투자·현대증권 등 세 곳이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일부 증권사는 주가지수 상승률을 따라잡기는커녕 채권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으로 고전 중이다.
M월드컵은 머니섹션 M이 9개 증권사 자산관리서비스에 실제로 2000만원씩을 집어넣은 뒤 1년 동안 포트폴리오와 수익률이 어떻게 변하는지 추적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6월 14일 시작돼 올해 6월 끝나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신증권·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우리투자증권·하나대투증권·한국투자증권·현대증권 등 국내 9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20대·30대·50대 등 세 개의 시나리오에 따라 각 증권사가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한다.
'20대 사회 초년생' 시나리오에 참가한 대우증권이 절대수익률 면에서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초 23%까지 육박했던 대우증권의 수익률은 19%대로 약간 낮아졌지만, 전 증권사 중 유일하게 코스피지수를 웃도는 수익률을 자랑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8.3% 올랐다. M월드컵 출발 때 제시했던 벤치마크(코스피지수 50% + 국고채 3년 지수 50%)보다는 8.92%포인트나 높다. 지난해 증시 랠리 초반에 묻어둔 KODEX200과 산은차이나스페셜(중국펀드)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대우증권은 안정성이 약간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이 산출한 대우증권의 연환산 표준편차는 13.03%로 9개 증권사 중 두 번째로 높다. 표준편차는 수익률이 얼마나 요동치느냐를 평가하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과를 낸다는 뜻이다.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절대수익률 면에서는 대우증권에 약간 못 미치지만 안정성 면에서는 오히려 대우증권보다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30대 맞벌이 부부' 그룹에 속한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현재 각각 10.83%와 9.50% 수익률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처음에 약속했던 목표 수익률보다도 상당히 좋은 성과다. 특히 현대증권은 표준편차로 측정한 안정성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위험을 감안한 수익률'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절대수익률과 '위험을 감안한 수익률' 면에서 모두 2위를 달리고 있고, 수익률의 출렁임도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선방한 신한투자·삼성증권
펀드·주식·현금성 자산을 5대 4대 1의 비율로 가져가고 있는 신한금융투자는 절대수익률과 위험조정수익률 면에서 각각 3, 4위에 올랐다. 10% 안팎의 수익률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벤치마크 수익률(코스피지수 75% + CD 25%)에 비해서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다. 연간 기대수익률을 7.5%로 제시한 삼성증권은 현재 9% 안팎의 수익률로 목표를 웃돌고 있다. 50대 은퇴 예정자를 위한 그룹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안정성이 다소 낮고 '위험을 감안한 수익률'이 낮은 점이 약간 아쉽다.
'아임유'라는 자산관리서비스 브랜드로 M월드컵에 참가한 한국투자증권은 20대 그룹에 속한 3개사 중에서 가장 하위에 머물러 있다. 벤치마크에 비해 실제 수익률이 3.64%포인트나 떨어진다. 위험을 감안한 수익률이나 안정성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워 보인다. 미래에셋은 안정성 면에서는 9개 증권사 중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수익률이 낮다는 게 문제다. 같은 50대 그룹에 속한 삼성증권이 미리 정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위험자산에 투자한 반면, 미래에셋은 대부분 자산을 채권형 펀드에 묻어두는 등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운용한 탓이다.
◆부진한 대신·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채권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 기간 KIS채권종합지수는 4.19% 올랐다.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지난 1월 7%까지 올랐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현재 원금까지 일부 까먹은 상태다. M월드컵 중반 부진한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 뒤늦게 적극적인 주식에 투자에 나섰다가 증시가 하락하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안정성 면에서도 최하위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신건국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나타난 대세상승장을 잘 활용한 증권사와 그렇지 못한 증권사의 성과 차이가 확실히 갈렸다"며 "최근의 조정장에 각 증권사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앞으로 남은 3개월에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