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이번 순서는 조선일보 공익섹션 ‘더 나은 미래’의 크로스미디어 리포트입니다.
 
전 세계 저개발국에서는 10살이 채 되지 않은 아이들이 공부는커녕 거리에서 폐품을 모으고 공사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허다한데요.
 
되물림 되는 가난 속에 미래에 대한 꿈조차 꾸기 힘든 아이들에게 부족한 공부를 가르쳐 주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이대종 기자입니다. 
 
<기자>
 
방글라데시의 쿨나 시(市) 슬럼가에 위치한 한 지역아동개발센터.
 
수도 다카에서 육로로 7~8시간 떨어진 쿨나는 방글라데시에서 3번째로 큰 도시지만, 학교나 병원 등의 공공시설은 매우 열악한 편.
 
방글라데시의 전체 문맹률이 50%가 넘고, 의무교육인 초등교육을 1학년이라도 마친 아이가 60% 밖에 되지 않는 걸 감안하면, 이 지역의 교육 문제는 훨씬 심각합니다.
 
열명이 넘는 아이들이 13㎡, 4평 남짓한 비좁은 방에 앉아 시를 암송하고 알파벳을 배우며 밝은 표정을 짓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 같은 교육사업은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98년부터 이 사업을 진행한 월드비전은 쿨나 지역의 집이 없는 아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방과 후 교실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문희 / 월드비전 국제개발팀 과장
“도시 거리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거리아동사업이라든가 식수문제가 좀 더 두각이 되는 지역에서는 식수설치사업이라든가...”
 
이번 활동에는 인근 고등학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했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임직원들도 함께 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두 해에 걸쳐 사내에서 모금한 2억 8000여 만원의 성금으로 10개 학교를 새로 짓고 증축했던 삼성전자는 이 날도 15명의 직원들이 개인휴가를 이용해 자원봉사에 나서 못 쓰게 된 학교 지붕을 고쳐주고, 밋밋했던 벽에는 예쁜 그림도 그려주었습니다.
 
<인터뷰> 나진희 /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인사팀
“저희가 가서 이렇게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는대도...슬픈데... 아이들은 웃고 있으니까...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될 지 모르겠더라고요...”
 
영상취재 이상민
 
거리를 해매며 폐품을 주워 모으거나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던 아이들에게 공부는 사치였습니다.
 
하지만, 좁은 방에서도 알파벳을 깨우친 아이들은 조금씩 자립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성과는 초등학교 진학률 100%에 육박하는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비즈니스 앤 이대종입니다. [bigbell3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