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 /조선일보DB

“복지 주장하면 좌파고, 재벌 잘한 점 칭찬하면 삼성 응원단이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이분법적 사고로 자신을 비판하는 여론에 이렇게 반응했다.

장교수는 13일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은 ‘좌파는 이러해야 하고, 우파는 저러해야 한다’는 식에 익숙해 있다. 군사독재의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의 폐해”라고 주장했다.

장교수는 스스로를 좌파이면서도 우파, 중도파라고 했다. 기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 개입 vs 시장 자유’를 기준으로 보면 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기 때문에 좌파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급진적인 변화 vs 점진적 개혁’이란 잣대로 보면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니 우파라고 스스로를 규정했다. 또 ‘자본 편인가 vs 노동 편인가’를 기준으로 보면 “양쪽이 타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중도파”라고 말했다.

장교수는 또 “우파는 시장주의자의 옳은 길을, 좌파는 진보주의자의 옳은 길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 나는 어느 쪽에도 딱 맞아떨어지지 않으니 계속 불편해 한다”며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참여연대가 공동의 적(장하준)을 찾았다. 내가 그런 사회적 대타협의 씨가 되기만 한다면 욕먹어도 좋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장교수는 “FTA는 자유무역이 아니며 경제 체력이 비슷한 나라끼리 하면 아주 효과적”이라며 “한·미 두 나라는 경제체급이 다르므로 FTA를 하면 한국의 어떤 산업은 죽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