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매달 일정금액을 넣는 적립식이 36.12%, 한꺼번에 목돈을 넣는 투자방식인 거치식이 3.98%를 기록했다. 적립식 펀드가 거치식 펀드보다 10배 정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3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이처럼 적립식 펀드가 거치식에 비해 높은 성과를 낸 것은 바로 '코스트 애버리지(cost average)' 효과 덕분이다. 가령 코스피지수에 투자한다고 가정하고, 코스피지수가 3년 동안 2000에서 1000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2000까지 상승한 경우 거치식 투자 수익률은 '제로(0)'가 되지만 다달이 일정한 금액을 넣는 적립식 투자는 지수가 하락할 때도 매입함으로써 평균 매입 단가가 낮아져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고 어떤 증시 환경에서나 적립식 투자가 거치식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내는 건 아니다. 펀드 가입 이후 주가가 오른 뒤에 떨어지는 포물선 형태로 움직일 경우 오히려 평균 매입 단가가 높아지는 '역(逆)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가 나타나 적립식이 거치식에 비해 불리해진다.

한국투자증권의 신민규 자산컨설팅 연구원은 "증시가 상승하다 고점을 찍고 하락하면 적립식 펀드의 경우 역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로 오히려 거치식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는 경제 성장이 멈추고, 증시가 장기적인 박스권에 갇히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장기투자를 할 경우 적립식 펀드 수익률이 거치식을 앞지를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신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이어지고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상승한다면 단기적으로 발생한 역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는 결국 극복할 수 있다"며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돈을 넣은 적립식 투자가 선전(善戰)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적립식이나 거치식 모두 가입 시점보다는 환매 시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환매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립식으로 꾸준히 돈을 납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