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경기도지사 /조선일보DB

"대한민국 정부는 말로만 일자리 창출에 대해 떠들지, 기업현장 규제완화는 관심이 없다."

한 동안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자제해 왔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5일 실국장회의에서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말로만 할 뿐 규제완화로 신음하는 기업현장의 애로에는 관심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우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민선4기 김문수 지사가 전국 일자리의 76%를 창출했고, 지난해 전국 32만3000개 일자리 가운데 41.8%인 13만5000여 개를 창출했다고 소개했다.

최 대변인은 김 지사의 쓴소리는 각 실국별 일자리 창출 대책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강력 분발을 촉구'하며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5년 도지사로 현장을 누비며 도민들의 만족도를 느껴본 결과, 제일 만족도가 높은 부분은 환승할인제도였다"며 "그러나 일자리 부분만은 여전히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기 때문에 공무원은 기업을 돕고, 가장 큰 도움은 규제를 개혁하는 것"이라며 "규제 개혁은 경기도 공무원이 권한이 없기 때문에 기업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중앙정부와 끊임없이 협의를 진행해 관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가 말로만 일자리 창출을 떠들지 기업현장 규제완화는 관심이 없다"며 "삼성이 자기 땅에 공장도 못 짓게 하면서 무슨 일자리 창출을 얘기하느냐"고 정부를 겨냥했다.

김 지사는 또 "과천 정부청사와 공공기관이 전부 옮겨가는데, 정부는 이곳에 서민 임대주택을 지으려 한다"며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과학기술 등 미래를 위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기도에 표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홀대에 대해서도 서운한 감정을 표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도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두 가지 역점 사안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먼저 외국기업은 토지조성원가의 1% 수준 가격으로 부지를 공급하고, 국내기업은 조성원가로 부지를 공급하는 것은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임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산업단지를 조성하려고 하면 해당 지자체들이 주민들의 재산권 확대를 위해 공시지가를 올려, 평당 500만원에 달하는 등 기업들에 부담을 주고 있는 점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김 지사는 경기개발연구원, 경제투자실, 도시주택실 등이 이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두 가지 역점 사안을 연구해 개선할 것을 강력 지시했다.

한편 이날 실국장회의에서는 경제투자실 등 각 실국이 비즈니스센터 추가 설치 등을 통해 올해 14만개 일자리 창출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들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