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맛공 포커스
 
[VCR]
 
수업 중인 교실, 학생들이 교사에게 성희롱하는 듯한 말을 던집니다. 30대로 보이는 여교사는 학생들을 타이르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최근 인터넷에 유포되며 논란이 된 이 동영상은 경찰 수사 결과 4년 전 찍힌 것으로 밝혀졌지만 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20살 김 모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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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생들의 도를 넘는 교권 침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 각층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교권 침해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례들이 더 많고 그 피해도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는 총 237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폭언과 폭행, 협박' 행위가 전체의 약 46%(108건)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교사와 학부모 간 주된 분쟁 요인인 '학교안전사고 피해'가 그 뒤를 이어 약 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폭언, 폭행, 협박 행위는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현장의 교사들은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찬명 / 구현고등학교 교사
"그것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에요.
마치 폭력에 익숙해진 사람은 폭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인터뷰> 지윤섭 / 영훈고등학교 교사
“폭언과 학교를 비방하는 것들이 학교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많이 괴로워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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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교권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해놓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 당국의 ‘체벌 금지’ 시행이 너무 성급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체벌 금지를 대체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교육 당국은 아직 마련 중에 있다며 함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녹취>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
“저희 부에서는 인터뷰하기가 곤란하다고... 서울시나 다른 쪽에 알아보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체벌을 금지해 학생들을 보호하겠다던 법이 오히려 학생들 사이에서 교사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동석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학생들은 잘못하고 수업을 방해하고 교칙을 어겨도 교사나 학교가 자신을 어찌할 수 없는 존재라고 인식해 해방감을 느끼고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그런 학생들을 처벌할 수 없다는 무력감 부분이 굉장히 크다는 것입니다.”

한 학급에 30명이 넘는 학생 수도 교사들에게 어려움으로 작용합니다. 학생 수가 많으니 한명 한명 충분히 배려하지 못하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일탈 행동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돈후 / (사)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부회장
“교과 중심, 수업 중심이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학생과 교사 간에 인간적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또 교사 자질에 대한 지적도 있습니다. 학생을 적기에 적절히 제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폭력, 폭언들을 학생의 잘못 만으로 치부할 순 없다는 겁니다.
 
이는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의 교육이 인성교육이나 학생 상담에 대해선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임용고사 위주의 공부 스킬만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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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무너지는 교실 속 교권을 지키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교사의 권한을 존중해주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체벌 금지에는 찬성하지만 이를 교사의 자율이 아닌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성호 /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
“체벌 금지를 법으로 정한 것을 저는 굉장히 반대합니다. 학교 안에 들어오면 학생 지도를 선생님이 어떻게 하든 선생님들의 전적인 자율적인 책임에 맡기라는 얘기에요.”
 
또 학생인권과 교권을 대립적으로 보는 시각도 지양해야 합니다. 교권의 확립 속에 학생들의 인권도 존중받을 수 있는 만큼 이 둘을 ‘상호갈등’이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로 봐야 합니다.
 
폭력 발생 시 교사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예방 교육과 사후대처 교육을 강화하고 교사를 구제할 수 있는 법적, 행정적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또 전문 상담 교사를 확대 배치해 학생들과의 소통 창구를 마련해줘야 합니다.
 
<인터뷰> 방승호 / 서울시교육청 생활지도과 장학관
“연수를 지속적으로 해서 선생님들이 자율성과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어떤 아이들이 와도 한 발자국 뒤에서 잘 코칭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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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교사들은 체벌금지가 학생 인권의 중요성을 조명했다는 점에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정책 입안과 결정은 다소 성급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사전에 공청회를 갖거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없어 준비가 미흡했다는 것입니다.
 
교육계에 부는 새로운 바람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선 법이나 조례를 제정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의 지지와 성원을 얻어내야 할 것입니다.

비즈니스앤TV 강시진 기자[ksaon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