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림이는 올 초,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생애 첫 입학식을 치뤘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로또’로 불리는 공립 유치원 입학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유지승(태아림 母) / 서울시 강동구]
“(공립유치원은) 뽑는 인원이 너무 적다보니까, 특히 5~6세때 들어오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라고, 로또 당첨됐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고..”
 
올해는 출산률이 높았던 2007년 ‘황금돼지띠’ 아이들이 입학하는 만큼 그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 정혜손  /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만 3세를 뽑을 수 있는 학급수가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황금돼지띠 때문에 3세 아이들이 굉장히 많을텐데.. 지금 문의가 특히 만 3~4세를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작년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 같아요.”
 
공립 유치원은 사립 유치원보다 교육비가 저렴하고 비교적 커리큘럼도 잘 돼 있어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실제 사립 유치원의 한달 평균 교육비가 40만원 정도인데 반해, 공립 유치원은 간식비를 제외하곤 한달 평균 3~4만원 정도의 원비만 납부하면 됩니다.
또 대부분에서 맞벌이 가정을 위한 종일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수진(학부모) / 서울시 강동구 ]
“(다른 학부모들이) 너무 부러워하죠. 요즘 사교육비가 너무 비싼데.. 다른데는 유치원이 40만원정도 하는데, 공립은 종일반해도 13만원 정도되니까.. 다들 들어오고 싶어하는데, 별로 없잖아요.”

사정이 이러하니 사립 유치원을 보내는 부모들은 적잖이 속이 상할 따름입니다.
5살 딸을 집근처 사립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주부 이모씨는 아이 유치원비로 매달 30만원 정도를 내고 있습니다.
수업료와 점심값, 영어교육비 등이 합쳐진 금액입니다.
특기 교육이라도 시키면, 월 유치원비는 50만원을 훌쩍 넘습니다.

[인터뷰 : 이지선(가명,35) / 학부모 ]
“종일반 특기과목 교육을 받으면 월 유치원비는 50만원이 넘으니까.."

지역적으로도 공립과 사립 유치원의 격차는 심각합니다.
강원도의 경우 공립 유치원은 월 평균 1만 4천원을 납부하면 되지만 사립유치원은 29만1천원으로 그 차이가 무려 20배나 됐습니다.
서울의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일단, 공립 유치원 수가 전국에서 가장 적습니다.
총 866개의 유치원 중 공립유치원이 전체 16%인 138곳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경쟁률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서울 명일동에 위치한 공립유치원은 올해 신입 모집에 만 3세 반의 경우 19: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전학급 평균은 5:1에 달했습니다.

이에 반해 사립유치원의 경우 비싼 교육비로 최근 들어 정원이 미달되는 사태 마저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임미자 / 영락 유치원 원장 ]
“공립 같은 경우는 교육비를 지원 받아서 유치원 교육을 커리큘럼대로 운영하면 되지만, 사립 같은 경우는 유치원의 특색을 내세워서 아이 한 명 한 명 돌보지 않으면 정말 어렵다..+ 기존 유치원이 문닫지 않게 기존 유치원들을 잘 살릴 수 있는 지원체제가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4년 ‘유아교육을 점차 무상으로 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유아교육법'을 제정하고 유아 학비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사립유치원의 공교육화'가 목적이었지만 효과는 아직 미비합니다.
법 제정 후 5년간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신설한 공립 유치원은 55곳에 불과합니다.
최근엔 서울시교육청도 나섰습니다.
곽노현 교육감은 취임 전부터 서울시 각 ‘1동 1공립 유치원’을 공약했습니다.
또 2016년까지 서울지역에 공립 유치원 60곳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공립 유치원 부족 현상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지금으로선 사립 유치원의 무상교육 강화가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최보윤 비즈니스앤TV 기자 boyun7448@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