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연금상품보다 수익률 좋다는 입소문 타

많은 직장인은 국민연금을 납부하면서 앓는 소리를 낸다. 국민연금이 미래를 위한 ‘보험’이라기보다 일종의 ‘세금’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민연금에 자발적으로 가입하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투자동향에 민감하다는 강남 부자들이 적극적으로 국민연금에 가입문의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질가치를 보장해주고 사업비가 차감되지 않는 국민연금이 가장 기본적이면서 효과적인 노후준비 재테크라고 강조했다.

◆ 4년이 넘으면 내가 납부한 원금을 다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으로 재테크를 한다고?’ 대부분의 사람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소득이 있는 사람은 국민연금에 납부하는 돈을 아까워하고, 소득이 없는 사람은 납부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진다고 주장하는 국민연금의 미래가치를 실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민연금과 관련한 각종 루머도 국민이 국민연금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서히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줄어들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연금액이 수급자의 사망시까지 평생 지급되면서 민간 연금상품보다 수익률이 좋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균가입기간이 230개월(약 20년)이고, 총 납부 보험료가 4900만원인 가입자는 올해부터 100만원에 달하는 월 연금수령액을 받게 된다. 이 경우 가입자는 4년이 지나면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를 모두 수령하게 되고 사망 시까지 계속해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노후기간이 길수록 연금은 ‘알짜 소득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임의가입 신청자도 늘어나고 있다. 소득이 없는 가정주부 등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해 매월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국민연금의 임의가입 신청자는 9476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여성 가입자는 8045명으로 전체의 84.5%를 차지했다.

서울지역의 임의가입자를 지역별로 분류해보니 강남구와 송파구, 서초구, 양천구 순이었다. 소위 부자동네로 칭해지며 투자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알려진 여성 가입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한 은행권 PB는 “국민연금이 최근 부자들의 포트폴리오에 추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업비는 없고 실질가치는 보장해 주는 ‘최고의 보험’

그렇다면 개인보험이 감히 넘보기 힘든 국민연금의 높은 수익성의 배경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연금지급액의 ‘실질가치 보장’이다. 국민연금은 매년 4월마다 전년도 소비자물가 변동률만큼 연금 지급액을 인상한다. 이는 연금 수급자들의 실질적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이다.

이에 따라 올해 4월부터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기존 수급자 약 260만명의 연금수령액은 2009년의 물가변동률 2.8%를 반영해 인상됐다. 2003년부터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전동권(69)씨의 경우, 최초 연금액은 64만8010원이었다. 하지만 연금이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인상돼 올해 4월부터는 월 80만5340원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은 개인연금과 달리 납입하는 연금보험료에서 사업비를 차감하지 않는다. 하지만 민간 보험사의 연금보험에 가입한 경우 납부한 보험료 중 약 10%가 계약체결과 유지관리비용 등 각종 사업비 명목으로 떼이게 된다. 따라서 실제 저축되는 금액은 90%가 되지 않는 만큼 같은 연금보험료를 납입하더라도 미래에 받게 되는 연금수령액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종호 에듀머니 본부장은 “사업비가 들어가지 않고 개인보험과 달리 현실적인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고 수익을 지급하는 국민연금은 국민이 가장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현명한 재테크”라고 설명했다.

◆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유지해야‥가입은 '빠를수록 좋다'

이 같은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최소 10년은 유지해야만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10년 미만이면 연금이 아니라 일시금으로 수령하게 된다. 이때 수령하는 금액은 정기예금 이자율 수준의 이자만 붙게 돼 국민연금이 가진 혜택을 거의 누릴 수 없다.

아울러 가입은 빠를수록 효과적이다. 미리 불입해 둔 연금이 복리로 불어나 연금수령액을 좀 더 많이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동 국민연금 홍보실 차장은 "2028년까지 1년에 0.5%씩 소득대체율(퇴직 전 평균임금 대비 연금수급액)이 낮아지기 때문에 빨리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맞벌이 부부가 아닐 경우 미래를 생각해 부부가 함께 가입하는 것도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도사리고 있지만 사실상 국민연금은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는만큼 가장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며 국민연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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