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시장 급성장…대형 브랜드 업체가 주도
중소형 커피전문점 설자리 잃어
▲ 시리즈 기획 순서
<1> 불붙은 커피전문점시장, '전쟁은 지금부터'
<2> '커피믹스'의 반격이 시작됐다
<3> '커피 불패' 신화는 어디까지?
최근 343호점을 낸 스타벅스를 주축으로 업계에서 손꼽히는 주요 커피전문점 10여 곳의 매장은 현재 전국 2000개에 이른다. 한 때 1000개만 달해도 시장포화로 ‘제 살 깍아먹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상당수 브랜드 커피업체들은 올해도 매장수를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커피에 대한 관심이 커진 ‘커피홀릭’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커피전문점 시장포화 우려를 잠재우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국내 커피소비는 국민 1인당 연간 300잔에서 2015년에는 1인당 400잔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만큼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국내 원두커피 점유율이 30% 수준으로 80~90%의 외국에 비해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커피전문점 급팽창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불황 여파로 창업 시장이 거의 파리만 날리는 상황 속에서도 중소형 커피전문점 창업시장은 선전을 보였다. 얼어붙은 고용난 속에 취업 대신 커피전문점 창업을 시작하려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았다.
◆1조원 커피전문점 시장…상위 5곳이 절반 이상 차지
문제는 커피전문점의 성장세가 대기업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1조원에 달하는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매출의 절반이상이 스타벅스와 커피빈, 엔젤리너스 등 점포수 상위 5곳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에 진출해있는 대형브랜드 업체들은 매장을 더 확장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일부 대기업에서도 커피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소규모 자본으로 커피전문점을 연 사람들이 설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단 2~3개월의 바리스타교육만으로 창업한 사람들이 점점 고급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커피 취향을 맞춰갈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이에 따라 최근 몇 년간 뜨겁게 달궜던 중소규모 커피 창업시장의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2억원 미만의 중소커피전문점들의 경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대형 매장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폐점하는 커피전문점도 크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커피전문점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소형 커피전문점들은 수익을 위한 상권이 보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커피가격의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기도 힘들어졌다”며 “예전보다 더 경쟁적인 상황임을 감안하고 미리 경쟁력을 갖추고 다양성을 추구해야한다”고 말했다.
◆대형업체 ‘몸집 키우기’ 경쟁 가속화
대형 브랜드업체들도 경쟁적인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존 있는 업체들의 몸집 키우기 뿐만 아니라 신규 업체들의 잇따른 진출로 향후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커피업체들은 주 메뉴인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케잌과 와플 등 베이커리 메뉴도 강화하는 등 다각화 전략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에스프레소 커피에 대한 관심이 드립커피 등 다른 형태로 옮겨가면서 기존 커피전문점들이 수익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커피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과 애정이 커지면서 커피의 맛에 대한 평가가 냉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상헌 한국커피연구소장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피의 맛에 대한 평가가 날카로워지고 자신에 입맛에 딱 맞는 커피를 찾게 될 것”이라며 “현재 커피전문점들에서 나오는 에스프레소 커피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내려 마시는 드립커피 등으로 시장 수요가 이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스턴트 커피믹스, 매출은 오르지만 점유율은 감소 추세
국내 커피시장의 70%를 차지하며 위세를 지키고 있는 인스턴트 시장도 커피전문점과 고급 커피음료의 잇따른 등장으로 점점 시장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스턴트 커피의 대표격인 ‘커피믹스’는 간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불황 속에서도 매년 10% 가까운 놀라운 매출 성장률을 보이지만 시장점유율로만 따져봤을 때는 매년 2~3%씩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
커피 취향의 고급화로 소비자들이 커피 본연의 맛을 찾기 시작했고, 건강을 챙기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커피믹스를 덜 마시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회사와 병원 등 대형 건물에서 주로 찾는 ‘자판기 커피’도 같은 이유로 판매가 줄고 있다. 리서치회사 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자판기 커피에 주로 쓰이는 500g짜리 대용량 커피 판매량은 2006년 -10%, 2007년 -13%, 2008년 -5%로 계속해서 감소해왔다.
설상가상으로 신규 업체들은 커피믹스 시장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실제 스타벅스와 커피빈,롯데칠성음료 등 대형 업체들은 최근 커피믹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커피믹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렴함과 편리함 때문에 국내에서 커피믹스의 아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지만 최근 대형 커피전문점의 도전 속에서 인스턴트 커피가 점유율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맛도 있고 건강에도 좋다’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커피믹스를 필두로 한 캔커피와 컵커피 등 인스턴트 커피업계는 식품안전성은 물론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더욱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사는 3일 밤 9시50분,11시50분 과 4일 오전 7시20분, 10시20분 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촬영편집 용민우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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