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이어서 크로스미디어 리포트 순서입니다. 조선일보의 문화 기획 '길 위의 인문학'을 비즈니스앤TV로 만나봅니다. 세계 문화유산인 경주의 양동마을, 조선시대 최고 갑부 최부잣집 등 옛 멋을 간직한 고건축물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강시진 기잡니다.

[리포트]
경주 양동마을의 마을회관 앞. 노란 스카프를 두른 70여명의 탐방대로 붐빕니다.
이들은 평소 고건축과 인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탐방 길에 올랐습니다.

<인터뷰> 김선자 / 서울 은평구
"저희 시댁도 200년 된 옛날 양반 가옥, 200년 된 집이거든요. 한옥에 대해서 너무 관심이 많아가지고 마침 이런 기회가 되니깐 친구하고 같이 오게 된 겁니다.

<인터뷰> 서채민(15) / 울산시 중구
"어머니께서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공부도 많이 시켜주시고 제가 한국사 공부도 하고 싶어서 이런 기회가 있어서 오게 됐어요."

탐방을 기획한 이종주 위원장은 인문학적 가치를 생활 속, 길 위에서 찾고자 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종주 / 문학사랑 인문학캠페인 기획위원장
"인생의 이모작이라고 할까요.(33:54~33:56)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까 내 인생의 보람을 찾자는 의미에서인지 아주 많은 분들이, 특히 50대, 60대, 70대 또 40대까지 아주 신청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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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경주 탐방은 양동마을의 관가정과 향단을 둘러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단위마을로는 가장 많은 4개의 건축물이 '보물'로 지정된 이 양동마을은 지난 달 1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 400 년 간 끊임없는 협력과 갈등을 이어온 이 두 가문의 경쟁은
손중돈 선생이 설계한 '관가정'과 이언적 선생이 설계한 '향단'에서 그 특징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단순 명쾌한 구조의 관가정에 비해 향단의 구조는 복잡하고 개성 있습니다.

<인터뷰> 김봉렬 /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
"손중돈의 집과는 다르죠./ 이렇게 특징적인 주택은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어서 굉장히 건축적인 연구 대상이 많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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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문의 내력을 듣고 난 뒤 탐방단은 곧장 마을 뒤 자리 잡은 성주봉에 올랐습니다.
탁 트인 시야로 마을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낮은 구릉들은 4개의 맥과 그 사이 3개의 골짜기를 이뤄 양동마을은 '명당 중 명당'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이지휴 / 문화관광해설사
"양동은 행주형입니다. 배가 항해를 하는 겁니다. 지금 여러분이 서있는 이 골짜기 여기가 뱃바닥입니다. 그 다음에 저기 중간 중간 골짜기들은 돛대를 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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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둘째 날은 경주 최씨 고택을 찾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흔히 '최부잣집'으로 불리는 최씨 고택은 원래의 99칸은 불타 소실됐지만, 2006 년부터 꾸준한 복원작업을 펼쳐 사랑채가 복원됐습니다. 탐방단은 가진 것을 모두 어려운 이웃들에게 베푼 최부자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듭니다. 300 년 간 부를 이어온 최씨 가문은 한국형 자본주의의 본보기가 됐습니다.

<인터뷰> 김봉렬 /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
"19세기 벌어졌던 '자본주의의 맹아'라고 하죠. 자본주의의 싹, 최부자집에서 볼 수 있는 이런 자본주의의 싹이 식민지를 안 겪고 더 발전했으면 우리의 근대가 훨씬 더 좋아졌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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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탐방단은 경주 향교와 월정교 복원현장, 김호 장군의 고택과 나정 등을 방문했습니다.

경주의 구석구석을 둘러본 이틀간의 여정은 우리 전통과 역사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안건순 / 울산대 건축설계 전공 3학년
"교수님이 성리학이나 인문학적인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건물 속에 녹아있는 문화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인터뷰> 오영섭 / 경기도 과천
"역시 설명을 들으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과 옛날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나를 조금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길 위의 인문학은 9월에도 두 번의 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11 일에는 추사 김정희의 학문과 사상이 깃든 충남예산을 탐방하고 28 일에는 서울 한강공원에서 인문학 콘서트가 열릴 예정입니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합니다.

이번으로 열 번째 탐방길에 오른 '길 위의 인문학'.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역사 속에서 만난 인문학은 탐방단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습니다. 비즈니스앤 강시진입니다. [ksaone@chosun.com]

촬영.편집 안평욱
촬영 김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