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신' 부르는 '리볼빙 서비스'
이자율 최대 30%‥소비자 부담 가중
'신용카드 사용액의 5%만 결제하면 연체되지 않는다? '리볼빙 서비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리볼빙은 카드 결제 금액을 본인의 경제상황에 따라 늘리고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선 현금서비스 못지않은 높은 이자율을 감내해야 한다. 본인 경제력 이상의 과소비도 우려된다.
◆100만원 쓰고 5만원 결제해도 연체 안돼
카드값 결제일을 앞두고 돈이 없어 난감했던 기억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 때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면 위기를 넘길 수 있다. 리볼빙 서비스는 최소결제금액 이상만 결제할 경우 나머지 결제금액은 다음 달로 자동 이월되는 방식이다. 대부분 카드사들은 최소결제금액을 5~10%로 지정해 놓고 있다. 다시 말해 100만원을 사용한 경우 5만원만 결제하면 연체되지 않고 다음 달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처럼 리볼빙을 이용하면 갑자기 늘어난 카드 결제대금을 여유롭게 나눠서 상환할 수 있다. 고객들은 연체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을 막을 수 있고 카드사는 연체율이 낮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대부분 은행과 카드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리볼빙 서비스는 일부 금융기관에선 자유결제서비스나 페이플랜, 회전결제서비스 등의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의 리볼빙 잔액은 지난 2007년 말 2조3132억원에서 올 1분기 3조4532억원으로 약 50% 늘어났다.
◆리볼빙 수수료는 현금서비스 수준? ‘높아도 너무 높다’
탄력적인 자금 운영이 가능한 리볼빙이지만 달콤해 보이는 겉과는 달리 만만치 않은 부담이 도사리고 있다.
리볼빙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이자율 부담이 크다. 리볼빙 사용 후 부담하는 이자율은 최대 연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싸다고 소문난 ‘현금서비스’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리볼빙 최대 금리는 신한카드가 28.84%, KB 28%,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27.50%선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대 29% 달하는 현금서비스 금리나 연체이자율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자 부담으로 따질 경우 리볼빙 서비스가 현금서비스나 연체에 비해 낫다고 보기 어렵다. 직장인 이수희(34)씨는 “아기 돌잔치로 카드결제 대금이 크게 늘어 몇 달간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했었는데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훨씬 높은 이자율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리볼빙 서비스를 잘못 활용할 경우 오히려 부담이 가중된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리볼빙 잔액은 가능한 빨리 갚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보우 단국대 신용카드학과 교수는 “리볼빙 서비스는 장시간 이용할수록 금리도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만큼 기간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지름신을 부르는 리볼빙? 무절제한 소비 부추길 수 있어
리볼빙은 이자만 지불하면 결제가 다음 달로 이월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무절제한 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정해진 상환 기한이 없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가 강하지 않다면 오랫동안 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일부만 갚아도 되기 때문에 자신의 소득보다 과도한 카드 사용이 가능해진다”며 “이는 합리적 소비를 위한다는 리볼빙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덫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기사는 27일 밤 9시50분, 11시50분과 28일 오전 7시20분, 10시20분 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영상편집 용민우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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