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화장품이 무좀약으로 '둔갑'
"의사들도 찾는 명약" 주장
손톱과 발톱 관리 전문인 ‘네일숍’들이 느닷없이 ‘무좀약’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대부분의 네일숍들이 수입 손ㆍ발톱 영양제를 무좀 치료 효과가 있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비즈니스앤TV 취재 결과 확인됐다.
명동에서 네일숍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 ‘나겔슈츠(식스터스사)' 제품은 손발톱 무좀 치료에 효능이 탁월해 의사들도 찾는 명약"이라며 자랑했다. 그는 또 ”'펑거스엠디(오를리사)' 역시 곰팡이 균을 제거하는 효과가 뛰어나다“고 했다.
까맣게 변색되거나 두꺼워진 손ㆍ발톱에 이들 제품을 하루 두 번씩 발라주면 손상된 발톱이 빠진 뒤 건강한 새 발톱이 자란다는 주장이다.
◆ 손톱영양제가 '무좀 치료제'로 둔갑
현재 네일숍들이 '무좀약'으로 판매 중인 제품은 ▲식스탄포르테(식스터스) ▲펑거스픽스(OPI) ▲헬시어네일스(올개닉) ▲펑거스킬러(노미스) 등 이다.
하지만 식약청 확인 결과 이들 제품은 독일과 미국 등지에서 의약품이 아닌 일반 화장품으로 수입된 '손톱영양제'에 불과했다.
네일숍들은 무좀 치료가 탁월한 의약품인 것처럼 부풀려 판매하고 있으며, 수입업체 역시 '무좀치료제'라는 용어를 공공연히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약품이 아닌 제품을 의학적 효능ㆍ효과가 있는 것으로 광고하는 행위는 현행 약사법 위반에 해당되며 ‘손톱영양제’를 ‘무좀치료제’로 판매하는 행위 역시 허위ㆍ과장 광고에 해당된다.
현행 화장품법에서도 미백ㆍ주름개선ㆍ자외선차단 등 3가지 기능을 가진 화장품만이 '기능성화장품'으로 인정된다. 그 밖에 다른 기능이나 치료효과를 가졌다면 이는 의약품으로 분류돼 식약청 허가를 받아야만 판매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무좀 곰팡이 제거 효과를 가졌다면 일반 화장품 유형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실제로 효과가 있는데도 화장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면 이 역시 무허가의약품에 해당돼 단속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 전문의들 “무좀, 습진, 상처에도 절대 사용하면 안돼”
전문의들에게도 제품 확인을 요청한 결과 단순 손톱 영양제에 불과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라마르피부과 김상혁 원장은 “손ㆍ발톱 영양제가 무좀을 치료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더욱이 의학적으로 손ㆍ발톱 무좀은 바르는 약으로는 완치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대표는 "이 제품들은 부작용이 생겨도 피해를 청구하거나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며 "보건당국이 수입단계서부터 화장품과 의약품의 구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시진 기자(ksaone@chosun.com)
<이 기사는 19일 밤 9시50분, 11시50분과 20일 오전 7시20분, 10시20분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촬영 편집 안평욱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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