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금융 서비스로 카드론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올 상반기 카드론 등 금융서비스로 벌어들인 수익이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소비자들도 현금 서비스처럼 편리하게 사용하며 상환 만기를 최대 3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카드론 이용을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카드론의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신용등급 하락폭이 높고 수수료도 천차만별이다. 신용 1등급인 직장인이 카드론을 이용하고 나서 곧바로 4등급으로 떨어진 예가 허다하다. 카드사별 금리 차이도 크게 10% 이상 난다.
◆카드회사가 빌려주는 '카드론'… 전화 한 통으로 '대출 완료'
'카드론'이란 신용카드 회사 또는 겸영 은행들이 카드회원을 대상으로 신용도, 카드실적 등을 고려해 대출해주는 상품. 최근엔 신한 ㆍ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이 취급 수수료를 폐지하고 서비스 한도를 높이는 등 '카드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 힘입어 카드 연체율이 1%대로 떨어지는 등 크게 개선되자 카드업체들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카드론은 한달 뒤 바로 결제해야 하는 현금서비스와 달리,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36개월에 걸쳐 원리금을 분할상환한다. 카드사 입장에선 현금서비스는 미사용 한도에 대해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카드론은 만기가 길어 안정적 자금운영이 가능하다.
소비자들도 긴 상환기간에 편리함까지 갖춘 카드론에 관심이 높다. 일반적으로 대출을 받으려면 지점을 찾아가야 하지만 카드론은 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한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업계와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지난해 상반기 8조원에 불과했던 카드론 매출은 올 상반기 11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 사이 4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카드론 금리 '최대 10%포인트' 차이
카드론 평균 금리는 카드사별로 15~19% 수준이다. 최소~최대 수수료 범위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일부 카드사들은 1~3%에 달하는 취급 수수료를 받고 있다.
SC제일은행의 최대 수수료는 17.7%인 반면 현대카드의 경우 최대 29.5%(취급수수료 포함)를 받는다. KB금융의 최대금리도 27.9%에 달했다. 결국 500만원을 대출했을 경우 연간 최대 금리가 50만원 이상 차이나는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수수료는 회사 방침과 금리체계에 의해 정해진다“며 ”현대카드의 평균 금리는 전업계 카드사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취급 수수료도 다음 달부터 폐지된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수수료 범위가 넓지만 평균 금리는 15.9%로 낮은 편"이라며 "대다수 고객이 낮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론 이용했다가 1등급이 4등급? 신용등급에 '악영향'
카드론은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친다. 고객들이 카드론을 이용할 경우 급전이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포도재무설계 팀장은 "카드사는 제 2금융권이기 때문에 신용평점을 반영할 때 제1금융권 거래보다 감점 요인이 있어 신용등급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또 "이자는 0.1%라도 더 받기 위해 찾아다니는 소비자들이 카드론 금리는 챙기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며 "1인당 평균 3~4개의 카드를 갖고 있는 만큼 카드론을 쓰기에 앞서 회사별 금리를 비교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도 "편리함 때문에 고객들이 카드론을 많이 찾고 있지만 편리함 이면에는 신용등급 하락과 높은 금리가 숨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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