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서클렌즈를 자주 착용하는 박선미(26)씨는 얼마 전 눈이 따끔거리는 증상이 생겨 안과를 찾았다가 결막염 진단을 받았다. 서클렌즈 표면에 색을 입혔던 착색제가 원인이었다.

최근 미용 목적의 서클렌즈나 컬러렌즈 사용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다양하고 저렴한 미용렌즈, 내 눈에는 ‘적신호’

콘택트렌즈의 일종인 서클렌즈나 컬러렌즈는 눈동자를 더욱 크고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미용렌즈다. 컬러렌즈는 콘택트렌즈에 색을 입힌 것으로 갈색과 푸른색 등 색상이 다양하다. 렌즈의 테두리에 무늬를 넣은 서클렌즈는 눈물을 머금고 있는 듯 한 효과를 준다. 가격대 또한 저렴하게는 5000원에서 3만원대까지 있어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구매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문제는 미용렌즈가 일반 콘택트렌즈에 비해 ‘산소투과율’이 적어 충혈, 안구 건조 등의 가벼운 통증에서부터 결막염이나 각막 찰과상 등의 심각한 증상까지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는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구입과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의료기기인데도 처방전 없이 누구나 구입할 수 있어

미용렌즈가 여러 가지 안과 질환 부담을 갖고 있지만, 시중에서 이를 구입하는 경로에 있어서는 어떠한 제재도 가해지지 않고 있다. 각막에 직접 접촉하는 의료기기인 만큼 전문의의 처방과 법적 규제가 절실하지만 국내 안경점 등지에서는 소비자의 각막 상태나 안구 질환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없다. 소비자의 판단에 따른 요구대로 미용렌즈를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구매시 렌즈에 관한 관리법이나 부작용 등의 설명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경점마다 다른 브랜드와 가격, 유통기한 등의 사항에 대한 언급도 없어 의료 정보에 약한 소비자들의 불편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온라인 몰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력보정기능까지 갖춘 도수용 미용렌즈는 온라인상 판매가 불가하지만 실제로는 카페나 블로그 등의 커뮤니티를 통해 불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그 사정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도수의 유무와 상관없이 콘택트렌즈 구입시 안과 전문의의 처방전을 반드시 제출해야 하며 온라인 구매시에도 팩스나 이메일 등으로 처방전을 첨부하는 것이 법제화돼 있다.

보건복지부 측은 "(이러한 판매 관례가) 이미 오래전부터 보편화돼 있어 문제점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당장 시정하거나 절차를 다시 규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세병원 임찬영 전문의는 "콘택트렌즈 판매시 뚜렷한 법적 규정이 없는 국내 현실상 안경사들이 소비자의 눈 건강을 생각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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