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장보는 순서에 따라 식중독균 최고 10배 차이

 서울 은평구에 사는 주부 김영미 씨(54)는 장을 볼 때 고기와 생선 등 신선한 반찬거리부터 먼저 사고 다음에 밑반찬을 산다. 김씨는 “장을 볼 때 특별한 순서를 정해놓지는 않고 입구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먼저 사는 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소비자 2명 중 1명은 식품을 구매할 때 순서를 고려하지 않으며 냉장ㆍ냉동보관이 필요한 식품을 오히려 먼저 구매하는 경우도 많아 여름철 식중독 위험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식중독은 집단급식소나 대형음식점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정 내 식중독 발생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식중독 발생 환자가 총 5999명이었는데, 이 중 약 1.5%인 89명이 가정 내에서 발생한 환자였다. 또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최근 5년 간 전체 식중독 발생 건수인 1460건 중에 일반 가정집에서 발생한 것이 3%를 차지했다.

 이에 식약청은 여름철 가정에서 준수할 수 있는 식중독 예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 609가구를 대상으로 ‘식품의 구입 행태 및 장보는 시간에 대한 방문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소비자의 식품 구매 순서에 대한 응답은 ▲특별한 순서 없이 구매(47.1%) ▲냉장ㆍ냉동식품 먼저 구매(5.1%) ▲냉장ㆍ냉동식품 나중에 구매(47.6%)로 나타났다.

 더욱이 장보는 시간은 최대 80여분에 달해 식중독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 1회 평균 장보기 시간은 백화점 식품코너가 약 83분, 대형할인마트가 약 80분, 전통시장이 약 45분, 집 근처 슈퍼마켓 및 상점이 약 20분 정도로 나타났다.

 식약청은 구매된 냉장식품을 실온(25도씨)에 방치한 후 시간대 별로 식품의 온도를 조사한 결과 육류와 어패류, 가공식품 등의 온도가 60분 이내에 약 20도씨 가량 상승한다고 밝혔다.

 또 구입한 물품을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 운반하는 소비자가 50% 달하는 것도 식중독 위험을 더한다. 요즘처럼 30도씨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김밥을 구입한 후 자동차 트렁크에 넣어 귀가하면 평균 1시간 45분 만에 ‘황색포도상구균’이 10배 이상 증가한다.

 따라서 식약청은 냉장, 냉동 보관이 필요한 식품이나 상하기 쉬운 식재료 등은 가능한 마지막에 구입하며 가능한 한 1시간 이내에 장보기를 마칠 것을 당부했다. 식품 장보는 순서는 냉장이 필요 없는 식품-채소와 과일-냉장이 필요한 가공식품-육류-어패류 순이다.

 한편 식약청은 대형마트에 ‘식품 구매 요령’과 ‘식품 보관 방법’ 등을 담은 홍보포스터를 제작 배포해 소비자들이 식품 구매와 보관시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비즈니스앤TV 강시진 기자 [ksaone@chosun.com]

<이 기사는 6일 밤 9시50분, 11시50분과 7일 오전 7시20분, 10시20분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촬영 편집 김성현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