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숍 최대 격전장 '명동'… 호객행위 '치열'
유니폼 '더 짧고 튀어야 한다'…소음·호객 단속대상
"구경만 해도 시원한 음료수를 공짜로 드려요. 들어왔다만 가세요.”화장품 브랜드숍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명동 거리. 살짝만 스쳐도 불쾌지수가 올라가는 날씨에 화장품 판매원들이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로 나서 행인들의 팔목을 잡고 늘어진다.
판매원들은 ‘마스크팩’과 같은 화장품 뿐만 아니라 각종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등을 손에 쥐어주며 호객행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화장품 1번지’라 할만큼 서울 중구 명동에는 화장품 브랜드숍이 많이 몰려있다. 5개의 같은 브랜드 매장이 한두 블록 사이에 늘어서 있을 정도로 명동 거리는 브랜드들이 입점을 선호하는 곳이다. 그만큼 손님 끌어들이기 경쟁도 치열하다.
급기야 판매원들은 마이크를 잡고 길거리로 나왔다.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마이크에 대고 목이 쉬어라 홍보하는 모습이 이제 익숙할 정도다.
하지만 이 정도의 소음 공해는 사실상 불법이다. 80db(데시벨) 이상의 소음을 내면 3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되는 경범죄에 해당한다.
판촉물을 건네주며 손님을 잡아끄는 행위 역시 경범죄에 해당한다. 어느 정도의 불쾌감을 느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명동 거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화장품 호객행위 정도면 충분히 단속 대상에 들어간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중부경찰서 생활질서계 담당자는 “지나가는 시민을 잡아끌거나 80db 이상의 소란을 피우는 것은 엄연히 단속 대상”이라며 “현재는 계도 수준에서 단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객행위는 범칙금 스티커를 배부, 경중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화장품 브랜드숍의 호객행위에 나서는 직원의 유니폼은 대부분 ‘개조’돼 있다. 상의는 매장 내부 직원과 같은 것을 입더라도 하의는 대부분 짧은 미니스커트나 핫팬츠를 입는다.
화장품 업계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짧게 답변하지만, 실제 짧은 유니폼을 입고 일하다 보면 민망한 광경도 자주 펼쳐진다. 가만히 서 있어도 판매 직원의 짧은 스커트 속으로 속바지나 심지어 속옷까지 훤히 보이기도 한다.
화장품 브랜드숍이 등장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유니폼은 그 브랜드의 이미지를 반영하기 때문에 여자들이 좋아하는 귀엽고 깜찍한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의 모든 브랜드숍의 유니폼이 치마로 바뀌었는가 하면, 치마의 길이 역시 점차 짧아지고 있다. 매출 상위 2,3위를 다투는 중저가 화장품 S 브랜드숍의 경우도 처음에는 바지였던 유니폼이 지금은 치마로 모두 바뀌었고, 길이도 한층 짧아졌다.
4년간 S사 매장에서 근무한 한 직원은 “짧아진 치마가 직접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매장을 찾는 고객은 늘어난다”며 “하지만 약 9시간 정도 근무를 하는데, 일을 하다 보면 속바지가 너무 드러나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명동으로 쇼핑을 자주 나오는 학생 이은정(18)양은 “사은품을 주는 것은 좋지만, 짧은 치마를 입고 잡아끄는 직원들을 보면 민망하고 부담스럽기까지 하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 기사는 3일 밤 9시50분, 11시50분과 4일 오전 7시20분, 10시20분 케이블TV 비즈니스앤 ‘비즈 &뉴스 브리핑’을 통해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www.businesstv.co.kr> 영상취재편집 이상민․김성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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