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학 69위 랭크…세계 TOP10 진입 목표

# 대전 카이스트(KAIST) 실습동 ‘휴보랩’. LG전자 연구원 7명이 오준호 교수의 설명을 흥미롭게 듣고 있다. 주제는 휴먼로봇 ‘휴보’의 탄생 이후 변천사. 카이스트는 지난해 두 다리로 달리는 국내 첫 로봇 ‘휴보2(HUBO2)’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만이 개발에 성공했다.

#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실내는 찜통같이 덥지만 ‘대사공학’ 연구실의 석·박사 과정 연구생들은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분주하게 움직인다. ‘대사 및 생물분자공학 연구실’은 카이스트 내에서도 가장 많은 성과를 내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상엽 교수와 연구실 '식구' 39명은 미생물의 대사 흐름을 바꿔 플라스틱과 바이오연료 등 유용한 물질을 생산해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카이스트'의 오늘을 보여주는 모습들이다. 카이스트는 지난 1971년 국립 특수대학으로 개교한 이래 39년간 3만9000여 명의 고급 과학기술 인재를 배출해왔다. 특히 최근 국내외 대학 평가기관에서 괄목할 만한 순위 상승을 보이며 우리 대학의 선진화를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세계대학평가 198위→69위로 성큼… 세계 10대 대학 목표

카이스트는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와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가 실시한 세계대학평가에서 2006년 198위였지만 2009년 69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조선일보와 QS가 지난해 발표한 ‘아시아 대학평가’에서는 아시아 7위, 국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카이스트에 대한 고무적인 평가는 지난 2006년 서남표 총장의 취임 이후 변혁의 물결을 거치면서부터다. 정년보장 심사를 강화해 지난 4년 동안 148명의 교수 중 24%를 탈락시켰다. 학생들에게는 전액장학금을 보장해주던 제도를 바꿔 2007년부터는 성적에 따라 장학금에 제한을 두었다.

개혁의 성과를 인정받아 서 총창은 지난 14일 카이스트 개교 이래 처음으로 총장 연임에 성공했다. 서 총장은 “20대에 교수를 시작하는 세계 학계 추세에 비해 우리는 군복무 등으로 초임교수가 되는 나이가 너무 늦다”며 “20대 젊은 석좌교수를 채용해 세계적으로 연구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


◆4년 동안 기부금 1400억…‘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

카이스트에 변혁의 바람이 불고 카이스트가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대학으로 거듭나면서 최근에는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익명의 80대 할머니가 현금 100억원을 기부하는 등 최근 4년 동안 43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1400억원이 흔쾌히 기부행렬에 동참했다.

'류근철 스포츠 콤플렉스, 박병준 홍정희 KI빌딩, 파팔라도 메디컬센터….' 올해 새로 준공된 이 건물들의 공통점도 오직 '카이스트의 발전을 위해, 카이스트의 잠재력을 믿고' 기부금을 쾌척한 이들의 이름을 따서 건물의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다.

카이스트는 ‘국내 최고’에서 ‘세계 최고’를 향해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의 미래’를 어깨에 짊어진 카이스트의 젊은 인재들은 오늘도 밤낮없이 연구와 실험에 매진하고 있다. 서 총장은 “앞으로 카이스트를 세계 10대 대학으로 키우겠다”며 “21세기 인류가 당면한 문제인 ‘EEWS(Energy, Environment, Water, Sustainability)’를 카이스트가 과학적 노력으로 차근차근 풀어나간다면 카이스트가 세계에서 제일 앞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31일 밤 9시50분과  1일 오전 8시20분, 11시50분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촬영 편집 안평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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