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학교 입학, 정규 수업 참여하는 ‘사전유학’
-효과적인 학습위해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 선택…‘선행학습’ 필수

서울 서초구에 사는 홍주미(40) 씨는 지난 해 큰 아이에 이어 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둘째 아이도 여름방학을 이용해 뉴질랜드에 보내 단기 스쿨링을 시켰다. 스쿨링은 정식 유학에 앞서 현지 적응을 위한 ‘조기유학’을 뜻한다. 홍씨는 “큰 아이가 스쿨링 교육을 다녀오고 나서 듣기, 말하기, 읽기 등 영어 전반적으로 실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사교육에 ‘스쿨링’ 열풍이 불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한 학급의 3분의 1 정도가 방학기간을 이용해 스쿨링을 떠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어학원을 통해 가는 ‘현지 영어 캠프’와 달리 스쿨링은 유학가기 전 8주에서 길게는 1년 정도 현지의 학교에 입학해 영어로 정규 수업을 듣는다. 따라서 현지나 한국에서 모두 학력 인정을 받을 수 있다. 

◆ 현지 정규수업 참여하는 ‘스쿨링’ 인기…문화 체험은 ‘덤’

최근 스쿨링은 방학 동안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 유학 전문업체 집계에 따르면 올 겨울방학에 미국과 캐나다 지역으로 스쿨링을 간 초등학생 숫자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고, 이번 여름방학에도 같은 기간 대비 28% 증가했다.

스쿨링은 현지 아이들과 함께 수학이나 과학 등 모든 과목을 영어로 듣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전반적인 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른 과목의 경우 복습도 할 수 있다. ‘맛있는 유학’ 이은희 본부장은 “비영어권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일반 어학 연수 프로그램과 달리 4주에서 10주 정도의 ‘단기 스쿨링’은 현지 학생들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고 공부하기 때문에 영어 실력 향상에 대한 만족도는 학부모나 학생 본인 모두 매우 크다”고 말했다.

프레버에듀 이상헌 이사는 “오전 시간에 수업을 몰아서 하는 영어캠프보다 스쿨링은 방과 후 활동을 통해 오후 시간까지 활용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정규 수업 시간에는 담임 선생님, 방과 후에는 한국 선생님을 통해 학습 이해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주말을 이용해 현지 문화체험도 다양하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맛있는 유학’을 통해 지난 1월부터 6주간 미국 보스턴에서 스쿨링 교육에 참여했던 박현민(13) 군은 “스쿨링을 다녀오고 난 후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박군의 어머니 김문희 씨도 “장기 유학을 보내지 않아도 아이가 해외 학교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라며 “기간은 짧았지만 아이의 영어에 대한 변화는 놀라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도곡동에 사는 김도훈(14) 군은 “지난 겨울 호주의 공립학교 스쿨링을 통해 영어도 물론 잘하게 됐지만 무엇보다 홈스테이 가정에서 다양한 문화체험을 하면서 호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됐고,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을 온 몸으로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믿을만한 학교·프로그램 꼼꼼히 따져 선택…운영 업체 선택도 중요

해외 스쿨링은 지역이나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00만원 이상의 큰 돈이 든다.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누구나 성공적인 스쿨링 체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현지 프로그램이나 아이의 ‘적응도’, ‘학습력’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스쿨링을 위해서는 학교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한국 학생들이 너무 많이 재학하고 있거나 반대로 너무 없는 학교는 피해야 한다. 또 캐나다의 경우에는 공립학교 대부분이 평준화돼 있어 어느 학교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경우 평준화 여부와 학교 분위기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유학업체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학교 선택만큼 중요한 것이 운영업체의 선택이다. 한국청소년캠프협회 관계자는 “해외캠프 운영 경험이 많은 국내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외국업체나 개인을 통해 가는 경우 현지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원활한 처리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업체의 ‘학생 안전관리시스템’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말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인 두 자녀를 모두 미국 공립학교로 스쿨링 보낸 한지숙(44)씨는 “어린 자녀 혼자 낯선 환경에서 지내야 하기 때문에 부모가 나서 숙박 형태 및 주변 안전, 홈스테이 가정에 대한 정보까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과 관련 선행학습’ 학습력 향상에 좋아…귀국 후에도 꾸준한 학습 필요

이번 여름방학에 중학교 1학년 자녀를 호주로 스쿨링 보낸 선유미(42)씨는 “아이의 수학 실력이 뛰어난 편이지만 정작 현지에서는 관련 용어들을 몰라 수업에 참여할 수 없어 속상해 했다”고 말했다.

교육환경이 첫 번째라면 다음은 교육 과정이다. 해당 학교의 교과 과정과 체험 프로그램 등을 사전에 알아보고 아이의 수준에 맞는지 점검한 후 선행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모든 정규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일부 과목의 경우 아는 내용인데도 관련 용어를 알지 못해 자심감을 잃을 수 있다. YBM 유학센터 조기유학사업부 석철민(29) 팀장은 “스쿨링 전 원어민과의 꾸준한 회화연습과 학과 관련 단어 공부를 해야 한다”며 “스쿨링 이후에도 학생과 학부모가 장기적인 목표와 설계를 갖고 학습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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