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과체인들, 남은 빵은 복지시설에 기부
개인사업자들도 나눔 실천 확산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히트치며 제과점들이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잘 팔려도 남는 빵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국내 제과점 수만 약 1만여 점포. 이들이 팔다 남은 빵은 어디로 가는 걸까.

◆ 제빵왕, ‘빵’ 처리도 ‘최고’

‘카스테라’가 맛있기로 유명한 서울 홍대 앞 ‘리치몬드과자점’. 대한민국 제과 명장 3호인 권상범(65) 씨가 이곳 사장이다. 권씨는 지난 79년부터 ‘빵’으로 나눔을 실천해왔다.

성산점과 이대점에서도 팔다 남은 빵은 바로 바로 기부한다. 주변의 양로원, 고아원 등 복지시설이 대상이다. 권씨는 “진정한 제과 명장이 되려면 음식의 소중함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며 “비록 팔다 남은 빵이지만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영모과자점’을 운영하는 김영모(57) 대표도 서울 서초, 도곡, 역삼, 반포 등 4개 지점에서 팔다 남은 빵들을 매일 기부하고 있다. 그는 “내가 직접 만든 ‘웰빙빵’을 불우이웃들에게 나눠주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들은 ‘당일 판매’ 원칙을 고수한다.

2400개의 지점을 운영, 관리하는 파리바게뜨는 남은 빵을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지원 복지서비스 단체인 ‘푸드뱅크’에 기부한다. 푸드뱅크는 식품 제조업체나 개인 식당 등에서 남은 식품을 기부받아 독거노인, 결식아동, 장애인 등 차상위 계층 저소득 시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단체로 ‘푸드마켓’이 있다.

프랜차이즈 제과점 2, 3위를 달리는뚜레쥬르와 크라운베이커리도 같은 방법으로 남은 빵 처리를 하고 있다.

빵 기부는 각 영업점 사장의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경우, 남은 빵을 본사로 다시 보내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본사에서 폐기 비용을 일부 판매점에 부담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다. 때문에 ‘푸드뱅크’와 같은 단체에 남은 빵을 기부하고, 세금면제 혜택을 받는 것이 일석이조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빵 나눔에 동참하고 있는 유근실 파리바게뜨 마포점 대표는 “어려운 분도 돕고, 좋은 일을 하면서 가게 운영을 하니 보람을 느낀다”며 “손님들도 착한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뿌듯해 했다.

◆ ‘빵’은 푸드마켓 최고 인기 서비스 품목… 불만도 가장 적어

푸드마켓에서 각종 음식과 생필품을 제공받고 있는 독거노인 연완숙(77) 할머니는 “빵 중에서도 케이크를 받는 날은 잔칫날”이라며 웃었다. 20년째 혼자 살고 있는 고기석(73) 할아버지도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아 고맙다”면서 냉장고에 들어있는 기부 빵과 음식을 보여줬다.

푸드뱅크나 푸드마켓이 제공하는 일부 음식의 종류와 물품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빵의 경우 이러한 불만이 가장 적다. 푸드마켓을 운영하는 마포구복지협의회 조철옥 대표는 “빵은 냉장보관을 하는데, 전달받은 날 모두 소진되는 인기 품목”이라고 말했다.

이윤호 파리바게뜨 공덕 파크 지점 대표는 “빵의 유효기간은 2~3일이기 때문에 보관만 잘 하면 충분히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며 “기부하는 빵을 보낼 때 모두 개별 포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27일 밤 9시50분, 11시50분과 28일 오전 7시20분, 10시20분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촬영 편집 명수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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