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조원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중저가 브랜드숍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매장 수 약 2000여개,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신규 브랜드가 속속 론칭되고 있다. 언뜻 보기에 포화상태인 브랜드숍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패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명동.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3~4개씩 중저가 브랜드숍이 자리잡았다. 서울 강남역 일대는 이보다 훨씬 많은 브랜드숍이 성업 중이다.

미샤 허성민 마케팅기획팀장은 “늘 새로운 것을 원하는 고객의 특성상 브랜드숍 수요는 무궁무진하다”며 “특히 종합 브랜드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아이템들을 트렌드에 맞게 선보일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2001년 중저가 로드숍 브랜드의 포문을 연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다각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허성민 팀장은 “10대부터 50대까지 모든 연령을 커버할 수 있도록 제품 다각화에 중점을 뒀다”며 “기능성 제품 개발이 가격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기능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성분연구소와의 제휴로 고객만족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매년 두 차례씩 최대 50% 할인행사도 벌이고 있다. 이때 파는 제품의 유통기간은 모두 1년 미만이다.

2003년 선보인 ‘더페이스샵’은 국내에서만 800개의 매장을 보유하며 매출에서도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1월 LG생활건강에 인수돼 성장세에 날개를 달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홍보팀 김지숙 대리는 “인수 이후 LG생활건강의 기술력에 힘입어 품질 업그레이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는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 개척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0년 마트를 시작으로 2005년 로드숍에 뛰어든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는 ‘자연주의’를 내세웠다. 제품의 원료는 물론 용기에서도 저탄소, 친환경 디자인을 통한 ‘순수’를 강조하며 현재 280여 개에 이르는 매장 수를 올해는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올 3월 다소 늦게 뛰어든 엔프라니의 로드숍 브랜드 ‘홀리카홀리카’는 기초, 기능성 라인에 집중한 타 브랜드와는 달리 휘황찬란한 색조제품으로 중저가 브랜드 시장의 틈을 파고 들고 있다. 신사업마케팅팀 옥자경 BM은 “뒤늦게 뛰어든 만큼 콘셉트 차별화가 가장 중요했다”며 “소비자 선호도 조사결과를 통해 주 타겟을 18세부터 25세까지의 여성으로 정하고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색조 제품 개발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웅진, 한국화장품 등 중견기업도 중저가 브랜드숍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중심 상권의 매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유통 채널 개발에 고민하고 있다. 또한 해외시장의 판로 다각화를 통한 성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기사는 21일 밤 9시50분, 11시50분 과 22일 오전7시20분, 10시20분 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촬영 편집 신승엽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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