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덜어쓰지 말고 꼭 ‘면봉’으로
화장품 유통기한, 개봉하는 순간 절반으로 줄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습도까지 높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 음식만큼이나 쉽게 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화장품. 여름철 높은 기온과 강한 직사광선은 화장품의 제형을 쉽게 변하게 할 뿐만 아니라 세균 번식을 왕성하게 만든다.

한 번 변질된 화장품은 각종 뾰루지와 피부병을 유발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화장품이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피부건강을 유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제품 수명까지 단축될 수 있다.

◆ 화장품 손으로 덜어 쓰지 말고 면봉으로…습기 적은 서랍 등에 보관

화장품에 가장 좋은 온도는 15도 내외. 고온 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면 직사광선을 피해 서랍이나 박스 속에 넣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공기나 미생물 오염방지를 위해 사용 후에는 항상 뚜껑을 꼭 닫아 놓는 습관도 필요하다.

‘파우더 퍼프’나 ‘아이섀도’ 붓과 같은 미용도구는 여름철 늘어나는 피지 분비와 땀으로 인해 더 쉽게 오염될 수 있다. 더러워진 미용도구는 먼지와 세균으로 인한 알레르기성 피부염, 자극성 접촉 피부염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미지근한 물에 중성 세제로 깨끗이 씻어주고 완전히 말랐을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스킨이나 에센스, 메이크업 리무버, 클렌징 오일 등 기초 화장품은 침전물이 생기거나 물과 오일 성분이 분리돼 있으면 변질됐다고 봐야 한다. 색상이 변하거나 기분 나쁜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마찬가지. 튜브 형태의 제품을 사용할 때 물이 섞여 나오면 변질된 것이므로 사용을 멈추고 바로 버리는 것이 좋다. 화장품은 늘 뚜껑 주위를 깨끗하게 해야 세균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

아이크림, 탄력크림 등 크림류는 다른 화장품에 비해 유분이 많아 온도가 높거나 직사광선을 받으면 쉽게 변질된다. 때문에 서늘한 장소에 보관하고 크림을 사용할 때도 손보다는 면봉이나 화장품 전용 주걱으로 덜어서 쓰는 것이 좋다. 손으로 만져야 할 경우에는 손을 깨끗이 씻은 다음 완전히 말랐을 때 만져야 한다.


◆ 화장품 유통기한, 개봉하는 순간 절반으로 줄어

화장품에도 음식처럼 유통기한이 있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에 음식이 쉽게 상하듯 화장품도 마찬가지. 화장품은 사용하기 직전에 개봉하고, 한번 개봉된 제품은 다른 것으로 바꾸지 말고 다 쓸 때까지 사용해야 한다. 개봉하지 않은 화장품의 경우 2, 3년까지 사용가능 기간이지만 개봉 후엔 6개월~1년 이내에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 등은 개봉 후 1년 안에, 파우더나 아이섀도, 립스틱은 개봉 후 2년 안에 사용해야 한다.

특히 자외선 차단제는 6개월~1년 안에, 마스카라는 개봉 후 약 3개월 안에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 고르게 펴서 발라지지 않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면 변질됐을 확률이 높다. 기능성 화장품도 개봉 전에는 2~3년이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개봉한 후에는 1년 정도 지나면 모든 주요 성분들이 산화돼 기능을 하지 못하므로 3~6개월 이내 사용해야 한다.

아무리 비싼 화장품이라도 한번 변질된 화장품은 버리는 것이 좋다. 버리기 아까워 계속 사용할 경우 피부염 뿐 아니라 색소침착 등의 질환도 유발한다.

고운세상피부과 안건영 원장은 “고온다습한 날씨나 유통기한 경과 등으로 변질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뾰루지, 피부염과 같은 트러블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이럴 땐 화장품 사용을 멈추고 피부에 붉은 기나 가려움 등의 상태를 살핀 후 증세가 계속될 경우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화장품 냉장고 보관?…오히려 제품 변질될 수도 있어

신선하게 화장품을 사용하기 위해 화장품 전용 냉장고 등에 보관하기도 하지만 자주 꺼내서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 보관 온도가 일정하지 못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용할 때마다 꺼냈다 뺐다 하는 과정에서 온도 차가 심하게 생겨 제형이 분리되고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방이 매우 습하거나 덥지 않은 이상은 굳이 냉장보관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접 만들어 쓰는 화장품이나 천연화장품은 방부제를 넣지 않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고 보관하면서 짧은 기간 안에 사용해야 한다. 온도에 민감한 레티놀 제품, 오일이나 비타민 C가 함유된 기능성 제품도 냉장고 등에 차갑게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 기사는 14일 밤 9시50분,11시50분과 15일 오전 7시20분, 10시20분에 비즈니스앤TV를 통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www.businesstv.co.kr> 서무원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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